
경기방어주로 분류돼 변동폭이 크지 않은 통신사들의 주가가 올해 들어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유·무선 등 본업에서는 실적 격차가 크지 않지만 차기 성장동력인 인공지능(AI) 사업 확장과 성장성에 대한 차이로 주가가 크게 벌어졌다.
지난 8일 블랙먼데이를 맞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SK텔레콤 주가는 10만6700원으로 전일 대비 0.28% 상승한 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8% 넘게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견조한 흐름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AI 인프라 동맹을 맺기로 한 게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SK텔레콤은 SK그룹과 엔비디아간 협력의 주요 실행 주체로 나선다.
LG유플러스도 1만5720원으로 2.61% 올랐다. 젠슨 황 CEO가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나 로보틱스 분야 등에서 협력하기로 한 게 영향을 줬다.
상대적으로 '젠슨 황 효과'에서 비껴서있던 KT는 5만3900원을 기록해 약보합(-0.19%)으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통신3사 주가 흐름은 확연히 갈렸다. SK텔레콤 주가는 지난해 말에 비해 99.44% 뛴 반면 KT는 2.47%, LG유플러스는 6.79% 오르는데 그쳤다. SK텔레콤의 주가상승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77.60%)을 웃돌았다.
시가총액도 크게 벌어졌다. 이날 종가 기준 SK텔레콤의 시총은 23조원에 육박했고 KT는 13조원에 그쳤다. 1년전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KT가 SK텔레콤의 시총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지금은 두 회사간 시총 차이가 10조원에 달할 정도로 벌어졌다.
SK텔레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탄 것은 AI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주축으로 한 AI데이터센터는 높은 성장세를 올리고 있다. AI데이터센터 매출은 지난해 1분기 694억원에서 올해 1분기 1314억원으로 1년새 89.3% 급증했다.
현재 판교를 비롯해 가산, 서초, 일산 등에 9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은 내년 국내 최대 규모의 울산 AI데이터센터 가동을 앞두고 있다.
엔비디아와 함께 AI인프라 사업도 공동 추진한다.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소프트웨어 플랫폼과 결합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AI 클라우드 사업자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SK텔레콤은 국내 유일 AI풀스택(AI인프라, 모델, 서비스)을 보유해 AI사업 부문에서 수익화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울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구축, 국가대표 AI모델 기반 확장, 에이닷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탑라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KT는 자회사 KT클라우드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등 AI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나 지난해 말 불거진 지배구조 이슈로 경쟁사 대비 AI사업이 주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KT클라우드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490억원과 비교해 거의 늘지 않았고 순이익도 같은 기간 193억원에서 39억원으로 감소했다. KT 별도기준으로도 올해 1분기 AI고객센터 등 AI·IT 매출은 2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이에 더해 인건비 상승과 배당 정체 등의 우려도 KT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나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KT의 경우엔 당초 기대와 달리 재차 인건비 및 제반 경비 증가가 예상되고 배당 정체가 전망됨에 따라 경쟁사대비 상대적 저평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는 AI사업의 수익화가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AI·클라우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LG CNS와 비교하면 주가 상승세가 덜하다. LG CNS의 주가는 올해 들어 71.82% 올랐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분기부터 익시오 프로 서비스를 본격화하며 기업과 고객 간 거래(B2C) 역량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 간 거래(B2B)의 경우도 AI 워크로드 확대에 따른 그래픽처리장치(GPU) 전용 데이터센터의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