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제도화를 앞두고 시장을 넓히려는 증권사들과 핀테크사들이 빗썸과 활발하게 접촉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분 거래를 위한 협의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구주 매각보다는 신주 발행 방식이 거론되는 가운데 투자 조건, 경영권 등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3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키움증권, 카카오를 비롯해 토스, 메리츠증권 등 다양한 금융사들이 사업 협력이나 지분 투자 등을 목적으로 빗썸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지분 인수 추진설이 불거졌던 키움증권은 사실상 손을 뗐고 카카오도 논의를 보류했다는 후문이다.
딜이 속도가 나지 않는 배경에는 빗썸의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기존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빗썸 지분 거래는 구주 매각보다는 신주 발행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구주 매각이 어려운 이유는 경영권의 변화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빗썸의 주주는 빗썸홀딩스(73.56%), 비덴트(10.22%), 티사이언티픽(7.17%) 등으로 구성돼있다. 단순하게 보면 빗썸홀딩스가 압도적인 최대주주로 지분 매각 등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지만, 빗썸홀딩스의 상당 지분을 비덴트가 보유하고 있어 의사 결정과 지분 희석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비덴트는 빗썸홀딩스 지분 30%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를 감안하면 비덴트의 빗썸에 대한 실질 지분율은 직접 보유분 10.22%와 간접 보유분 약 22%를 합쳐 32%가 넘는다. 디에이에이 등을 통해 빗썸홀딩스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는 실소유주 이정훈 전 이사회 의장이 자신이 보유한 빗썸 지분만 팔 경우 30%가 넘는 지배력을 가진 비덴트가 빗썸의 대주주로 경영권까지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이 전 의장과 비덴트 측이 빗썸 지분 매각을 위해 전폭적인 협력을 하지 않는 한 사실상 구주 매각은 힘들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빗썸은 초기 성장 과정에서 비덴트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그 사이 경영권 갈등과 소송을 겪고 사법 리스크와 구설수까지 잇따르면서 지금은 서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신주 발행 논의도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 지분 70%이상을 보유한 빗썸홀딩스 지분율을 낮추려면 신주를 대량 발행해야 하고 새 투자자들이 막대한 비용 부담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정부가 추진하는 대주주 지분제한 규정에 맞추려면 대주주 빗썸홀딩스의 지분율을 현재 73.56%에서 34%까지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주를 450만주 이상 발행해야 하는데 이는 현재 빗썸의 총 주식수(236만주)보다 훨씬 큰 규모라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분할로 신설법인 빗썸에셋에 자산을 대거 이전하면서 빗썸의 가치가 절반 가량 감소했지만 과거 매각설이 나돌 때 언급됐던 몸값을 감안하면 신규투자자가 신주로 일정비율 이상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兆) 단위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빗썸 오너인 이 전 의장이 의지를 갖고 지분 거래를 추진하면서 증권사, 핀테크 등이 활발하게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테이블에 앉으면 세부적인 지분 거래 방법, 투자 비용, 경영 참여 등의 문제로 논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