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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무엇을 먹어야 부자가 될까?

  • 2014.01.03(금) 08:53

지구촌 새해 음식은 나라마다 제각각이다. 하지만 신년 명절 음식에는 대부분 무병장수와 부귀영화를 이루게 해달라는 꿈이 담겨 있다. 새해 음식 자체가 먹고 부자 되라는 덕담의 의미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새해 만두와 함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생선요리를 빼놓지 않는다. 생선을 먹는다는 것은 한 해를 풍요롭게, 여유롭게 지내라는 뜻으로 다른 말로 표현하면 "부자 되세요"라는 뜻이다. 그런데 왜 생선을 먹으면서 부자 되기를 꿈꾸는 것일까?

한 해를 풍요롭게 지내라는 말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연년유여(年年有餘)'가 된다. 일 년 내내 여유 있으라는 뜻이다. 그런데 중국말로 여유롭다고 할 때의 여(餘)자와 물고기 어(魚)자는 발음이 같다. 그렇기 때문에 새해 식탁에 생선요리를 올리면 '연년유어(年年有魚)=연년유여(年年有餘)'로 풍요로운 한 해를 지내라는 의미가 된다.

말장난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생각처럼 그렇게 단순하게 만들어진 풍속이 아니다. 중국인에게 물고기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먼저 곰을 숭상한 우리의 단군신화처럼 물고기를 숭배하는 토템 신앙이 있다. 또 물고기는 예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는 영물이었다. 송나라 때는 높은 벼슬에 오르면 황제가 황금으로 물고기로 부적을 만들어 지금의 신분증처럼 하사했다.

그러니 새해에 생선요리를 먹는다는 것은 동일한 발음의 한자 의미처럼 부자가 되어 여유롭게 지내라는 의미도 있고, 한해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라는 뜻도 담겨 있으면서 동시에 입신양명해 출세하라는 기원도 된다. 한마디로 복 많이 받으라는 뜻이다.

혹시 중국과 비즈니스를 할 때 생선요리가 나오면 제대로 대접받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는 생선요리가 가장 값이 비싸기도 하지만 앞서 말한 다양한 축원의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어떤 요리를 먹어야 부자 되라는 덕담이 될까? 만약에 조지아주나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 온 남부 출신들이라면 콩 요리가 좋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콩과 쌀, 순무 이파리나 양배추 그리고 베이컨이나 햄을 섞어 조리한 호핑 존(Hoppin' John)이라는 음식인데 쉽게 말하자면 미국식 콩밥이다.

미국 남부에서는 새해 첫날 왜 콩밥을 먹을까? 콩은 동전을 의미하고 푸른 채소는 지폐를 뜻하는데 달러의 뒷면이 녹색인 그린백(greenback)과 닮았으니 콩밥을 먹으면 부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콩밥에 이런 소원을 담았을까?

엉뚱하지만 남북전쟁과 관련 있다. 북군이 남부에서 초토화 작전을 펼치면서 가축사료인 콩만 남겨두고 모두 불태워버렸다. 남부 사람들은 콩 덕분에 전쟁을 견디고 생존할 수 있었기에 이후 콩을 행운의 음식으로 여기게 됐다. 미국 남부에서 콩 요리가 새해 음식이 된 이유다.

유럽이라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 부자가 될까? 나라가 워낙 많으니 새해 복을 비는 음식도 다양하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이라면 돼지족발을, 독일인이라면 돼지고기 돈가스인 슈니첼을 먹는다. 유럽, 특히 게르만 민족들한테 돼지는 행운의 상징이고 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도 돼지는 먹이를 찾을 때 주동이로 땅을 헤치고 나가기 때문에 발로 땅을 뒤로 파는 닭과는 달리 돈을 흘리지 않고 모두 주워 담는다는 뜻도 있다.

새해가 됐으니 덕담 삼아 의미 있는 음식을 찾아 먹어보면 어떨까? 혹시 소원이 이뤄질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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