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서류 통과도 못했는데 이번엔 대회에 참가했던 선배들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등 단단히 준비했습니다"
"거창한 이론보다는 생활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통했던 것 같아요"
지난 20일 인천 하얏트 리젠시에서 열린 모의아시아연합총회 결승전 영문 리그에서 우승한 경희대 국제학과 전현신(13학번)·조아름(13학번) 씨는 상기된 표정으로 우승 소감을 밝혔다. 국문 리그에서는 치열한 경합 끝에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이해훈(09학번)·허재원(14학번) 팀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이 주관하고 외교부 후원을 받는 모의아시아연합의 모의아시아연합총회는 매년 국내외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모여 아시아공동체 실현방안을 놓고 치열한 리그를 펼치는 자리다. 미래의 아시아지도자로서 아직 창설되지 않은 아시아 연합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이날 총회는 분과세션 4,5에서 각각 영문과 국문리그로 진행됐다. 16팀으로 구성된 각 리그에서 각각 8팀이 이날 결승전에 진출해 경쟁했고 1등에게는 외교부장관상이 수여됐다.
올해 주제는 '아시아 연합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방안과 아시아 연합의 모델'이었다. 참가자들은 사전에 제출한 제안서를 바탕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심사진의 질의응답을 거쳐 우승자를 가렸다. 각 팀에 주어진 발표 시간은 예선전에서 사용했던 기존 프레젠테이션 자료 발표 10분,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에서 열렸던 강연 내용 정리 5분 등 총 15분이 주어졌다.
| ▲ 영문 리그 우승자인 경희대 국제학과 조아름 씨, 전현신 씨의 수상 모습. |
| ▲ 국문 리그 우승자인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허재원 씨, 이해훈 씨의 수상 모습. |
영문 리그 우승자들은 아시아 연합의 방안으로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동북아 3국을 중심이 정치, 문화, 경제 측면에서 화합을 이끌어 내는 ‘3층 체계(3 pillar system)'를 제시했다.
심사위원을 맡은 루치안 오르워프스키(Lucjan Orlowski) 미국 성심회대학 교수는 “우승팀이 남북한의 통일에 따른 문화적 변화까지 고려한 점이 인상깊었다”며 "당장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은 아니었지만 학문적인 측면과 새로운 아이디어 면에서 높게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 비결에는 끈끈한 팀워크도 작용했다. 영문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현신, 조아름 씨는 3년째 국제 토론 대회에 함께 나가는 단짝이다. 조아름 씨는 "특히 이번 대회에서 3개월동안 함께 발표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팀워크를 단단히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년 국제 토론대회에 참여해 감각을 키우고 있다는 전현신 씨는 "토론대회를 나가보면 한국 학생들이 이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비해 중국 학생들은 주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문 리그 우승팀은 ‘실용화’에 무게를 실었다. 이해훈 씨는 "거창한 이론을 내세우기 보다는 천연가스, 인문학 활용 등 실제 생활과 밀접한 소재를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며 우승 비결을 밝혔다. 허재원 씨는 "90분 정도의 강연 8개를 듣고 5분 안에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녹여내야 했다"며 "특히 결승전의 주제가 전날 저녁 8시 반에 발표돼 밤을 꼬박 새며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결승전 전날 치열한 경쟁 상황을 반영하듯 우승자 4명 모두 눈이 빨갛게 충혈됐다. 이해훈 씨는 "1~2시간밖에 잠을 못잤다"며 "참가자들 사이에서 눈치 싸움이 상당했고, 모두들 겉으로는 웃었지만 속으로는 칼을 갈았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영문 리그에 참가했던 프랑스 국적의 교환학생 알리흐 바를리에(Alyre Barlier) 씨는 "상위 세 팀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며 "처음에는 너무 어렵게만 느껴졌던 주제에 대해 한국팀 참가자들의 아이디어를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