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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차이나]②시진핑이 밝힌 新常態 구상

  • 2015.02.26(목) 11:08

뉴노멀 시대의 특징은 소비구조개선·산업축이동·기술혁신
잠재성장률 하락 방어, 리스크관리가 성패 관건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작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한 해 경제정책을 결산하고 주요 경제 과제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이 회의 석상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정책의 화두로 떠오른 뉴노멀(新常態·신창타이)의 특징을 명료하게 정리했다.

 

시 주석은 "중국 경제 운영에 여전히 많은 어려움과 도전이 남아 있다"면서 "구조조정 진통이 지속됐고, 기업생산과 경영 어려움이 증가했고, 일부 경제의 리스크가 대두됐다"고 중국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경제발전에 대한 뉴노멀의 정확한 이해과 함께 개혁을 촉진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 시켜야 한다"면서, 뉴노멀 시대의 중점 추진전략을 설명했다.

 

시 주석이 열거한 뉴노멀 시대의 특징은 소비구조 개선, 산업 성장축 이동, 기술 혁신, 위험(리스크) 요소 관리, 자본시장 고도화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시 주석은 이를 기반으로 중국 경제발전의 질을 향상시키고, 효율성을 높여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 시진핑 지도부가 펼쳐나갈 신(新)경제 패러다임인 셈이다.    

 

◇ '수출 경제' 동력 약화..소비가 뜬다

 

시 주석은 "모방형 또는 무분별형 소비 형태가 줄어들고 개성화 또는 다양화 소비가 주류를 형성할 것"이라며 소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노멀 시대에는 신기술, 신제품, 신업종, 신비즈니스 모델의 투자기회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생산 소형화, 스마트화, 전문화가 산업조직의 새로운 특징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에 방점을 찍은 배경은 중국 경제를 이끌던 성장축이 수출에서 소비로 전환되고 있어서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는 저임금 노동력을 무기로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했고, 제조업을 통한 수출 중심의 성장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한때 중국 GDP 대비 순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중국 수출경기도 타격을 받았다. 실제로 중국의 순수출 비중은 2007년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급격한 하락세를 걷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꾸준히 상승했던 투자 비중도 2012년 이후 하락하고 있다. 반면 소비 비중은 2011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강력한 소득 재분배와 사회보장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소비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이철용 연구위원은 "투자의 경우 인프라투자와 부동산투자의 절정기가 2015년을 전후로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조업 투자가 과잉 생산능력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둔화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중국 경제 성장률은 과도하게 높은 저축률에 억눌려 있던 소비의 확대 속도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이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수출, 투자 비중이 줄고 소비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산업의 성장축도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차 서비스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말 기준으로 2차 제조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시진핑 지도부가 성장의 규모보다 더 역점을 두고 있는 일자리 창출능력도 서비스 산업이 제조업을 넘어선 지 오래다.

 

중국 정부는 개혁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고용창출 약화 문제를 서비스업이 보완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2009∼2013년 기간중 서비스업, 신흥산업, 중소기업의 성장성이 높게 나타나면서 이들이 중국의 경제구조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발휘했다. 
 
◇ 저임금 메리트는 잊어라..기술혁신이 답

 

시진핑 정부가 향후 중국 경제상황과 관련해 주목하는 대목은 인구구조의 변화, 즉 노동력 공급에 관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인구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농촌 잉여인구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경제성장은 인력자본의 양 보다는 질에 의존하고 기술진보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은 값싼 노동력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아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새 인건비가 올라가면서 중국 동부연안 도시에서 서부지역으로, 때로는 생산기지를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동부연안에 남은 기업들도 생산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해 인건비를 줄이는 실정이다.

 

 

중국 경제정책 브레인인 류스진(劉世錦) 중국 국무원발전센터 부주임은 "2012년부터 중국의 만 16세 이상 60세 미만 노동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면서 "루이스 전환점(Lewisian turning point)은 이미 2008년을 전후해 출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성장은 과거처럼 요소 투입증가가 기본동력이 될 수 없으며, 앞으로는 요소 투입의 효율제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루이스 전환점이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아서 루이스가 내놓은 이론으로, 개발도상국의 공업화 과정에서 농촌의 값싼 인력이 도시로 유입돼 산업화를 이루지만 농촌의 과잉인력 공급이 고갈되면서 임금이 급등하고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을 말한다. 류 부주임은 "기업 구조조정과 업그레이드 과정이 가속화되면서 일부 효율이 낮은 기업들은 시장에서 도태되는 반면 대다수 기업들은 경영상황이 점차 안정을 되찾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잠재성장률 유지와 리스크 관리가 관건

 

일반적으로 경제성장 전환기에는 기존 성장동력이 약화되는 사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육성된다. 하지만 이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있다. 기존 성장동력이 생각보다 빠르게 약화돼 새로운 성장동력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거나, 잠재된 부실이 터지는 경우다. 이와 관련, LG경제연구원은 인구구조, 저축률 등 구조적 요인들의 변화에 기인하는 잠재성장률 하락세를 질적 측면들의 개혁을 통해 어느 선에서 방어해 가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20여개 과잉생산 업종의 생산능력 이용률은 2012년말 기준 60∼70%선에 머물러 있다. 2012년 이후에도 설비 도태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렇다할 개선이 없는 상태다. 또 금융위기 이후 불경기 속에서 원료, 부품, 상품 등 재고가 급증하면서 중국의 국가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중이 빠르게 증가했다. 즉 과잉생산과 재고자산이 향후 수 년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수많은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성장률의 부침이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일관된 정책 스탠스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 대응을 할 경우 개혁 성과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힘들게 된다. 뉴노멀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기득권 세력의 불만이 커져 정치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노멀은 경제구조를 개혁하는 과정이지만, 경제권력과 정치권력이 합쳐져 있는 상황에선 부의 재분배는 권력의 재분배이기도 해 기득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중국 중양투자(重陽投資) 왕칭(王慶) 총재는 "뉴노멀 시대에는 경제성장 속도의 둔화,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상승률, 자산가격 상승압력 약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정부도 이같은 우려들을 인식하고 있다. 시 주석은 "(뉴노멀 시대에도) 경제리스크는 총체적으로 제어 가능하다"고 자신하면서도 "다만 무리하게 버블 요소를 일시에 제거하기 보다 완화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생산과잉 문제도 해결해 미래 산업발전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정착되어 가는 과정에서 시진핑 지도부가 보여줄 리스크 대응능력에 따라 뉴노멀의 성패가 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워치는 3월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중 양국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뉴노멀 시대의 중국'을 심층 분석·전망하는 국제경제 세미나를 개최한다. 

중국측에서 쑨쉐궁(孫學工)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경제연구소 부소장, 샤오겅(肖耿) 경륜국제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노뉴멀의 실체와 중국경제 전망, 시장에 대한 영향을 주제로 강연한다.
국측에서는 정영록 서울대 교수, 박한진 코트라 중국사업단장,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남수중 공주대 교수 등이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뉴노멀 시대를 맞는 한국 경제와 산업, 자본시장 분야에서의 대응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세미나 참가비는 무료며,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www.bizwatch.co.kr)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 일시 : 2014년 3월 5일(목) 오후 2시~6시
▲ 장소 :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 3층 주니퍼홀
▲ 후원 : 금융위원회, KOTRA, 금융투자협회
▲ 문의 : 비즈니스워치 국제경제세미나 사무국 (02)783-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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