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명시하고 있는 부당해고 정의입니다. 회사경영자는 경영상 어려움으로 회사 사정이 악화됐을 때(정리해고) 또는 근로자가 회사의 사업이나 재산에 손실을 끼쳤을 때(징계해고)를 제외하고, 단순히 맘에 안 들거나 사소한 실수를 했다고 해고하면 안 됩니다.
그럼에도 해고를 당했다면 근로자는 해고를 당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할 수 있는데요. 노동위원회는 구체 신청을 받으면 지체 없이 당사자 조사와 심문을 진행해야하고, 심문 결과 부당해고라고 판단하면 구제명령을 내립니다.
노동위원회 결정에 따라 근로자는 해고 전 일하던 자리로 '원직복직'을 할 수도 있지만, 이미 회사와의 사이가 틀어져버리고 신뢰가 깨진 상황일 가능성이 대부분입니다. 또는 해고기간 이미 다른 직장을 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때는 원직복직 대신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금전적 보상이란, 근로자가 해고기간 일을 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의 상당액 이상'을 받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상당액 이상'입니다. 해고기간 일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은 물론 추가로 회사가 부당해고로 근로자에게 각종 피해를 입힌 것을 보상하는 위로금이 주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죠.
하지만 현실은 부당해고 위로금이 지급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바른미래당)이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년∼2019년 8월) 부당해고에 따른 금전보상명령 379건 중 위로금이 추가 반영돼 결정된 건은 단 3건(0.8%)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376건(99.2%)은 부당해고기간의 임금만 지급한 것이죠.
부당해고를 당한 기간 일을 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은 원직복직을 했을 때도 당연히 지급됩니다. 그러나 원직복직을 대체하는 금전보상때도 위로금 없이 임금만 지급하는 것은 복직을 대체하는 보상 기능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이에 김동철 의원은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금전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에 보다 명확한 문구를 추가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부당해고 금전보상명령시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과 별도로 위로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위로금을 지급할 때 근로자의 근속기간과 연령 등을 고려해 실질적 보상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김동철 의원은 "그동안 부당해고 금전보상 명령 제도를 실효적으로 운용하지 않아 부당해고 근로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지 못함은 물론 절차상 불편과 근로관계 단절상태의 장기화를 야기했다"면서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은 부당해고에 대한 보상금 산정시 근속 연수와 연령 등을 고려해 근로자의 피해를 실질적으로 보상하고 재취업을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개정안은 금전보상명령제도의 운용상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내용도 포함했습니다.
현재는 부당해고 구제 신청 이후 근로자가 금전보상으로 취지를 변경하고자 할 때 노동위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부당해고 판정 이후에는 근로자가 금전보상 신청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데요. 개정안은 부당해고 구제 신청 이후에도 별도의 승인 절차 없이 근로자의 의사대로 변경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부당해고 여부를 다투는 분쟁 자체가 근로자에게는 또 다른 곤경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당초 의사와 달리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할 경우 금전적으로라도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