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보유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사택 19가구가 총 425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1가구당 매각 예정가격이 22억3684만원인 고가 주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달 27일과 내달 12일 각각 대구와 부산에서 개최하는 공공기관 종전부동산 합동 투자설명회에 KDI 서초 사택 19가구를 포함한 12개 물건을 신규 매물로 소개한다고 25일 밝혔다.
KDI 서초 사택 19가구는 자체 매각 추정가로 425억원이 매겨졌다. KDI가 보유하고 있는 서초 사택은 반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84.6㎡(공급면적 105㎡) 3가구와 전용 107.4㎡(공급 138㎡) 16가구다.
KDI가 예상한 매각 추정금액는 2011년 이전계획서 제출 당시 시세를 기준으로 했다. 부동산114(www.r114.com)에 따르면 현재(22일 기준) 전용 84.6㎡ 시세는 17억1500만원, 전용 107.4㎡는 20억9000만원이다.
현 시세를 기준으로 보면 KDI 사택 19가구는 385억8500만원으로 2011년 당시보다 가격이 9.2% 낮아졌다. 한강에 접한 반포주공1단지는 1973년 12월 입주를 시작한 3590가구의 대단지로 1·2·4주구가 향후 6000가구로, 3주구는 2300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 반포 1단지 내부 전경(사진: 네이버 로드뷰) |
KDI는 이 사택을 1가구씩 개별 매각하지 않고 19가구를 한꺼번에 '통매각' 한다는 계획이다. 19가구 전체의 소유권이 하나로 묶여 있는 데다 반포주공1단지가 재건축 사업 추진중이어서 따로 떼내 매각할 경우 대지지분 및 재건축 후 권리관계가 복잡해지고 매각 비용도 더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덕원 KDI 지방이전팀장은 "현재 이 사택 매수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 한 곳과 매매가격 등을 협의 중이며 공동 설명회와 같은 자리를 통해 매수 희망자를 더 찾아볼 계획"이라며 "매수 희망자 측의 인수 의사가 뚜렷해지면 감정평가를 통해 다시 매각예정가를 산정해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KDI의 서초 사택은 당초 1974년 박정희 대통령이 "국책연구기관에 유능한 해외 인재들이 들어와야 한다"며 숙소 마련을 지시한 것에 연원을 두고 있다. 당시 KDI는 1억3000여만원(한 가구당 700만원 안팎)을 들여 이 사택을 마련했다.
이 사택을 거쳐간 인물로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전 국회의원), 양수길 한국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 회장(전 녹색성장위원장), 좌승희 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전 경기개발연구원장), 나동민 NH보험 대표(전 보험연구원장) 등이 있다.
과거 매입 금액과 현재 매각예정가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양도차익에 따른 법인세가 50억~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과세액을 대폭 경감하는 내용의 질의 회신을 받아 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KDI는 42년간의 홍릉(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시대를 마감하고 내달 세종시 반곡동 3생활권에 짓는 신청사로 이전한다. 우선 연구원 450명이 먼저 입주하고 내년 말에 직원 110명과 대학원생 400여명이 추가로 옮겨갈 예정이다.
한편 국토해양부가 대구와 부산에서 여는 종전부동산 설명회에는 현재 매각이 진행중인 26개 부동산 물건을 포함해 총 35개 기관의 38개 부동산이 소개된다. 대상 물건의 매각예상 금액은 2조7000억원 규모다.
▲ 반포주공1단지 전경(사진: 네이버 항공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