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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봄바람에 KDI 웃음 짓는 이유는

  • 2014.02.23(일) 18:40

[Real Watch]재건축 규제 완화..효과 얼마나 퍼질까
분양권 1개만 받을 수 있던 KDI 반포주공 사택 19가구 '대박'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연내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상품성이 강한 재건축이 살아나면 일반 주택시장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 정부 "재건축 앞세워 시장 살린다"

 

지난 19일 국토교통부는 집값 급등 시기 만들어진 재건축 규제를 대거 푼다는 내용을 담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①재건축 후 오른 집값의 일부를 부담금으로 걷어 국민주택기금 등으로 활용하는 초과이익 환수제를 폐지키로 했고 ②재건축 단지에 일정 비율은 중소형으로 짓도록 하는 의무공급 비율 규제도 완화키로 했다. 아울러 ③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재건축 사업 때 소유한 주택 수와 상관없이 소유 주택 수 만큼 신규 주택을 분양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특히 재건축 다주택자가 보유주택 수 만큼 분양권을 인정하는 조치가 시행되면 쏠쏠한 수혜를 보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대표적이다.

 

▲ 반포 1단지 내부 전경(사진: 네이버 로드뷰)

 

KDI는 사택으로 반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84.6㎡(공급면적 105㎡) 3가구와 전용 107.4㎡(공급 138㎡) 16가구 등 총 19가구를 보유하고 있다. 법인이지만 재건축 다주택자인 KDI는 내년까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이 사택을 처분해야 한다.

 

종전에는 19가구를 가지고 있더라도 1개의 분양권만 인정돼 시세보다 10~20% 싸게 처분해야 했는데, 이번 조치로 19가구 모두 분양권을 받으면 모두 시세대로 값을 받을 수 있다.  KDI는 1974년 총 1억3000여만원을 들여 19가구의 사택을 마련했고 40년이 지난 현재 425억원에 매각을 예정하고 있다.

 

◇ 강남 재건축 '들썩'..수도권 시장 살아날까 

 

재건축 규제완화는 반작용도 예상할 수 있다. 강남 다주택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재건축의 값이 솟으면 정부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드라이브는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방향이 입법 절차를 밟는 등 추진 과정에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시장이 먼저 살고 그 효과가 수도권과 전국으로 퍼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다만 수혜가 강남권에만 집중되는 것으로 보이게 되면 이를 입법화 하는 과정이나 분양가 상한제 등 다른 규제를 푸는 데 더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당장 정책 발표 후 강남 재건축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개포 주공 재건축 단지 안에 있는 중개업소에서는 "전화 받느라 밥 먹을 시간도 없다"는 즐거운 비명이 튀어나온다. 매물 거둬들이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고 호가도 오르고 있다.

 

 

부동산114(www.r114.com)에 따르면 2월 셋째주 서울 재건축은 0.43% 올랐고 이를 포함한 전체 아파트는 0.07%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재건축이 시세를 이끌고 일반 아파트가 따라가는 모습인데 아직 그 격차는 상당하다. 신도시와 수도권 아파트도 매매가가 각각 0.02%씩 올랐다.

 

전세시장은 여전히 매물 부족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77주 연속 오르며 0.18% 뛰었고 신도시와 수도권은 각각 0.03%의 오름세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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