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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황태현의 미션 '포스코건설 IPO'

  • 2014.03.17(월) 16:49

권오준 포스코 회장, 일선 떠난 '재무통' 다시 부른 까닭
2009년 철회한 '상장플랜' 황 사장 취임 동시에 '재개'

'포스코의 최고재무책임자(CFO)' 황태현(66)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이 6년여의 공백을 깨고 최고경영자(CEO)로 귀환했다.

 

그는 포스코의 대표적 재무통이었다. 지난 2008년 계열사 포스코건설 부사장까지 역임하고 물러났던 '올드보이'다. 2010년부터 2013년 초까지 포스코플랜텍의 사외이사를 지냈지만 경영일선을 떠난 지 오래다.

 

그런 황 사장의 복귀는 포스코의 숙원사업인 포스코건설의 기업공개(IPO)와 관련이 깊다.

 

▲ 17일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에서 열린 황태현 신임 사장 취임식(사진: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은 17일 오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황태현 대표이사 사장의 취임식을 가졌다. 황 사장은 포스코에서 포스코건설로 건너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포스코건설을 떠난 지 6년만의 복귀다.

 

서울대 상대 출신인 황 사장은 1993년 포항제철(포스코 전신)에 경력직으로 입사해 주로 재무업무를 맡아왔다. 특히 2000년대 초 주식시장에서 포스코의 가치를 대표적 우량주로 높이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그는 1999년부터 포스코의 재무·기업설명(IR)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기업설명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IR 기조를 세웠다. 2002년 말에는 국내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월 단위로 매출·영업이익 등을 공개하는 투명경영 정책을 펴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실적을 발표하는 웹 캐스팅(Web Casting)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런 포스코의 IR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당시 기업들의 문의와 방문이 잇따랐다는 후문이다.

 

권 회장이 연배도 위인 황 사장을 포스코건설 수장으로 앉힌 것은 이런 이력 때문이다. 2003년 이구택 회장이 취임하면서 황태현 당시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고, 권오준 회장은 당시 부장에서 상무대우로 승진했다. 황 사장이 권 회장보다 임원 경력도 앞서고 나이도 2살 많다.

 

권 회장은 지난 14일 취임식 후 "포스코는 많은 자산을 갖고 있으며 그중 상장하지 않은 계열사들을 IPO하고, 포스코 미래에 대한 확신을 통해 재무·전략 투자자들을 유치,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대표적 비상장 계열사인 포스코건설 상장 의지를 밝힌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9년 대우증권과 메릴린치를 각각 국내외 주간사로 선정해 IPO를 추진했다. 그러나 기관 수요예측에 따른 공모 예정가가 8만원으로, 회사 측이 희망했던 10만~12만원에 못미쳐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증시 냉각에 건설업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겹친 게 원인이었다.

 

 

당시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구주 매각으로 5000억여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 계획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황 사장은 한 차례 접었던 포스코건설의 상장 계획을 5년 여만에 재가동할 적임자로 다시 발탁된 것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내부에 황 사장 만큼 주식시장과 교감이 많고, 포스코건설 상장 계획에 대해 이해가 깊은 인물은 없다"며 이번 선임이 포스코건설 상장 작업과 무관치 않음을 시사했다. 다만 포스코건설의 상장 성공 여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원가율 상승으로 작년 줄줄이 실적 쇼크를 겪는 등 건설업종에 대한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냉랭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포스코건설은 작년 4484억원의 영업이익(잠정치)을 거두며 건설업계 2위에 해당하는 수익 규모를 내보였다. 매출은 10조1552억원으로 전년 8조6373억원에서 17.6%나 늘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건설은 최근 회사채 발행에서도 예상보다 투자수요가 많아 발행 규모를 35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증액한 바 있다"며 "불투명한 건설업계 전망 속에서도 포스코건설이 투자 대상으로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면 상장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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