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가운데 보증금이 거의 없는 월세는 가격 변동이 크지 않지만 보증금이 전세의 60%를 넘는 '준전세'는 전세만큼 월세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처음으로 월세 시장을 '월세-준월세-준전세'로 나눠 조사한 결과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보증금 규모에 따라 월세를 세분화해 가격 지수를 산출한 7월 월세가격동향조사 결과, 월세는 전달(6월)보다 0.08%, 준월세는 0.01% 하락한 반면 준전세는 0.21% 올랐다고 밝혔다. 이를 가중평균한 월세통합지수는 0.03% 상승했다.
감정원은 종전에도 월세가격동향을 조사·발표해왔으나 조사 대상이 8개 시·도 3000가구에 불과했고 모든 월세를 보증금이 없는 '순수월세'로 전환해 통계를 내면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 때문에 표본수를 매매·전세 가격 조사와 같은 17개 시·도의 190개 시·군·구에 있는 주택 2만5260구(아파트 15194가구, 연립 5566가구, 단독 4500가구)로 늘렸다.
또 보증금이 12개월치 월세 이하면 '월세', 240개월치 초과면 '준전세', 그 사이(12∼240개월치)에 있으면 '준월세'로 분류해 각각 가격지수를 산출하고 이를 거래량 기준으로 가중평균해 월세통합지수를 내놓기로 하고 이번부터 공표를 시작했다.
월세 보증금을 전세를 비교한 기준으로, 보증금이 전세의 10% 미만이면 월세, 60%를 초과하면 준전세, 그 사이(10∼60%)에 있으면 준월세로 구분했다. 7월 준전세 가격지수는 종류별로 아파트와 연립주택이 각각 전월대비 0.26%, 0.17%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월세가 없는 전세는 7월 가격지수가 전월대비 0.3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7월 전세가격은 계절적 비수기로 전세수요가 줄면서 상승폭은 전월(0.49%)보다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아파트 전셋값이 0.46% 올랐고,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이 각각 0.23%, 0.12%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표본 확대를 통해 조사된 전국 월세 주택의 평균 가격은 보증금 4580만원에 월 56만원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서울은 보증금 1억85만원에 월 81만원, 수도권은 보증금 6550만원에 월 69만원, 지방은 보증금 2779만원에 월 44만원이 평균으로 나타났다.
한편 7월 전국주택의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2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0.38% 대비 둔화된 것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장마철 등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아파트가 0.35% 올랐고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은 각각 0.18%, 0.17% 상승했다.
▲ 2014년 월세 실거래건의 월세대비 보증금액 분포(자료: 국토교통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