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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거래시장 '위축' 분양시장 '냉각'

  • 2015.12.17(목) 14:04

[드디어 칼 뺀 미국] 부동산 시장 영향
구매심리 위축으로 전방위 파급효과

"예측된 변수다. 하지만 가벼이 보긴 어렵다. 주택가격이 이미 많이 올랐다는 분위기인 데다 공급과잉 우려, 가계부채 대책 등이 겹치며 이미 시장이 한풀 꺾인 상황이다." 

(김희선 센추리21코리아 전무)

 

16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기준금리를 0~0.25%에서 0.25~0.5%로 올리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예견돼 왔던 이벤트였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올 4분기들어 '신중모드'로 돌아선 주택 수요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 부산 해운대 일대 고층 주상복합 /이명근 기자

 

◇ 매매시장 : 집 구입 부담 커진다

 

주택 매매시장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은 중장기적으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예비수요층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림에 따라 시중금리가 오르게 될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 등을 고려하면 향후 주택수요자들이 체감할 대출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2월부터 소득 중심의 대출규제까지 시행되면 예비수요층의 매매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어 매매시장의 침체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심리다. 금리 인상으로 주택 구입심리가 꺾이거나 구입시점을 연기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연말 이후 매매거래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올 상반기까지 활기를 보였던 주택시장은 추석 이후 거래도 줄고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금리인상이나 대출규제 강화 시행과 맞물려 시장이 빠르게 냉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분양시장 : 공급과잉·고분양가 겹쳐 타격

 

올해 최고조의 활기를 띠었던 신규주택 분양시장은 금리인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희선 전무는 "중도금 집단대출의 경우 최근 금융권이 관리를 시작하면서 이미 금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향후 국내 금리인상이 더해지면 수요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며 "예비수요자들이 대거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서울 성동구 부동산중개업소 밀집 지역. /이명근 기자 qwe123@

 

김규정 연구위원은 "이미 분양가가 많이 올라간 상태여서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자들의 체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서울 재건축이나 수도권 택지지구 등 일부 입지가 좋은 상품들은 청약 호조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대다수 분양단지는 청약률이나 초기 계약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전·월세시장 : 월세전환 지속, 수급불균형 심화

 

주택 구입 수요가 줄면 전·월세에 눌러앉는 수요자들이 많아진다. 또 투자 목적 수요자들이 집을 구입해 세를 놓는 경우는 감소한다. 주택임대차 시장은 수요가 늘어나고 공급은 줄어드는 수급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매매수요가 줄면서 전세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며 "금리가 조금 오르더라도 여전히 저금리인 탓에 집주인에게는 전세보다 월세가 유리한 상황이어서 월세로의 전환도 지속돼 전세 품귀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위해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을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며 "특히 서울은 재건축 등으로 멸실이 늘어나고 있어, 내년에는 전·월세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수익형부동산 : 눈높이 낮춰야

 

▲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객장 내부. /이명근 기자 qwe123@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 역시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단 수익률에 대한 기대는 낮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출금에 적용되는 금리가 올라가면 전체 투자 수익은 줄어들게 마련"이라며 "임대수익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대출규제와 금리인상까지 겹쳐졌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할 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대출을 받아 투자할 경우 임대수익만으로 금융비용을 메우고 원금까지 갚기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며 "수익률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할 상황이어서 내년 1분기까지는 관망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당분간 국내 시장의 저금리 기조는 지속되기 때문에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희선 전무는 "금리가 조금 올라도 여전히 금융투자는 매력이 떨어진다"며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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