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가로 '디에이치 아너힐즈' 아파트를 분양하려던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조합이 결국 분양가를 내리기로 했다. 고분양가를 이유로 분양보증을 거부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압박에 밀린 결정이다.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조합은 29일 "분양가 안정을 위한 국가 시책에 부응해 일반분양가를 3.3㎡당 평균 4178만원으로 낮추고, 일반분양가의 1% 내 범위에서 조합장에게 조정권한을 줄 것을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HUG에 따르면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분양보증 승인을 신청했던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313만원이었다. 이는 분양시장 사상 최고가다.
HUG는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앞서 분양보증 승인을 신청하며 제출한 가격에 대해 "고분양가로 판단한다"며 지난 25일 승인을 거부했다. 지난 6월 기준 강남구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인 3804만원보다 13% 높고, 3개월 전 분양한 인근 개포주공2단지의 3.3㎡당 분양가(3762만원)보다 14% 높다는 게 근거였다.
▲ 7월8일 서울 양재 힐스테이트갤러리에서 분양가 9억원 초과로 중도금 대출 규제 첫 적용 단지인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아파트)가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HUG의 전신인 옛 대한주택보증 설립 이래 분양가격이 문제가 돼 분양보증 승인이 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HUG는 "개포주공3단지의 고분양가가 타사업장으로 확산할 경우 보증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분양보증을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HUG는 이와 함께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지난 3월 분양한 인근 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분양가보다 10% 이상 높지 않아야 승인을 내주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상한선을 환산하면 3.3㎡당 4138만원이다.
개포주공3단지 조합은 우선 지난 6월 기준 강남구 3.3㎡당 평균 분양가 3804만원에 10%를 더한 선(4184만원)을 넘지 않는 선으로 분양가를 정해했다. 여기에 추가로 가격을 HUG 권고 수준(4138만원)까지 내릴 여지를 두고 조합장에 재량권을 준 뒤 협상을 벌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합은 내달 3일 개최할 조합 대의원회의에서 해당 분양가가 가결되면 곧바로 HUG에 분양보증을 재신청하고 구청의 분양승인을 받아 분양에 들어갈 방침이다.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분양가를 낮추게 되면 올 초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한 종전 최고가 아파트 '신반포자이'(3.3㎡당 평균 4290만원) 기록을 넘어서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