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 들인 돈을 이자 갚는 데 쏟아붓던 시절은 끝났다. 연간 순이익도 이제 흑자로 돌아섰다. '한라비발디'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진 중견건설사 한라(옛 한라건설) 얘기다.
한라는 2016년 결산 결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91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매출액은 1조8280억원, 순이익은 13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작년보다 1.5% 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310억원에서 194.4% 급증했다. 재작년에는 금융비용 부담에 1144억원이나 되는 순손실을 냈지만 작년엔 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분기별 실적으로도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19억원이었다. 한라 관계자는 "건축과 주택사업에서 호조를 보였고 경영 개선을 통해 원가율과 판관비를 낮춘 것이 실적 개선의 배경"이라고 했다.
▲ 자료: 한라 |
차입금을 줄여 이자비용을 덜어낸 것이 두드러진다. 2015년 말 6600억원이었던 차입금 규모는 작년말 3310억원으로 감소했다. 현금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5910억원에서 3030억원으로 48.7% 줄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409%에서 267%로 낮아졌다.
특히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이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이 배율이 2015년 0.34에서 2016년 1.8로 상승했다. 이 숫자가 재작년만 해도 1에 못미쳤다는 것은 사업 활동으로 이자도 못갚을 정도였단 얘기다.
과도한 차입금 때문에 지출한 금융비용이 2014년에는 830억원, 2015년에는 700억원에 달했지만 작년에는 400억원까지 감소했다. 연결 기준 순금융비용은 재작년 837억원에서 작년 407억원으로 51.4% 줄었다.
한라의 작년 신규수주는 1조2290억원으로 재작년보다는 21.6% 줄었다. 신규수주 중 주택(도급) 비중이 재작년에는 56%였지만 작년에는 20%로 낮아졌다. 대신 주택자체사업(시행+시공)이 전체의 20% 비중으로 새로 잡혔고, 건축 수주 비중도 12%에서 31%로 높아졌다.
한라는 이 같은 작년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사업목표를 신규수주 1조4000억원, 매출 1조4535억원, 영업이익 1021억원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박철홍 한라 사장은 "'내실과 성장'을 경영방침으로 잡고 기술력을 앞세운 토목사업 수주와 공원조성사업,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지주공동사업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