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수원 A아파트는 단지내 헬스장 및 골프장 등 주민운동시설을 외부 업체에 맡겨 운영했다. 하지만 위탁관리 업체는 회비를 입주자대표회의 계좌로 송금하지 않고 위탁 업체 계좌로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받는 식으로 2015년 10~12월 회비 1300만원을 횡령했다.
# 충북 청주 B아파트 관리사무소의 한 경리직원은 2011년1월부터 작년 5월까지 무려 65개월간 각종 경비 청구서를 조작하는 등 실제비용보다 많은 돈을 인출하는 식으로 관리비 2억7000만원을 빼돌렸다. 이 직원은 횡령한 돈을 개인 빚을 갚는데 쓴 것으로 밝혀졌다.
# 충남 당진 C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총무는 2015년1월부터 작년 6월까지 매월 60만원씩 총 1080만원의 운영경비를 개인통장으로 지급받아 업무와 관련해 지출한 것으로 회계처리했다. 하지만 경비를 쓸 때 장부나 영수증 등 증빙자료를 관리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520만원 환수 조치가 이뤄졌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우리나라 아파트 100개 단지 가운데 7개 단지 꼴로 관리비 운영 및 회계처리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전국적인 관리비 감사와 조사를 벌인 결과 부정행위가 3400여건이나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1년 동안 전국 9040개 단지(300가구 이상)를 대상으로 '2015회계년도 외부회계감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7.5%인 676개 단지가 한정·부적정·의견거절 등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외부감사에서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는 것은 아파트 관리비 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다. 비적정 의견을 받은 단지중 아파트 자산이나 부채를 잘못 기재한 사례가 23.2%였고, 아파트 주요 시설을 수리하기 위해 적립하는 장기수선충당금을 과대·과소 표기한 경우는 15.6%, 수익·비용을 잘못 쓴 경우는 15.1%, 증빙자료를 누락한 경우는 12.7%로 나타났다.
이번 아파트 관리비 감사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과 국토부, 각 지자체,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공동으로 실시했다. 2015년 300가구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첫 외부감사(1~10월)를 실시한 이후 두 번째로 이뤄진 점검이다. 2015년 1차 점검에서는 8991개 단지 가운데 19.4%인 1610개 단지가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
이번 점검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지자체 감사가 함께 이뤄졌다. 여기서는 회계감사자료와 민원 등을 통해 비리가 의심되는 816개 단지가 대상이 됐는데 이중 87.4%인 713개 단지에서 3435건의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공금 횡령과 같은 '예산·회계' 분야가 1627건(47.4%)으로 가장 많았고 '공사·용역' 분야도 892건(26.0%) 있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정으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감사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렸다. 감사에게는 대표회의 의결사항에 대해 재심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아파트 관리비와 관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중앙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동별 대표자 선출, 관리비·층간소음 관련 분쟁을 조정하고 있다. 민원상담, 계약·시설관리 진단 등을 수행하는 '중앙 공동주택관리 지원센터'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