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2 부동산대책을 내놓은 지난 8월 매매계약이 이뤄진 아파트의 가격대가 전월에비해 7000만원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는 직전 달보다 30% 가까이 줄어들었는데 특히 서울은 3분의 1수준으로 거래량이 줄어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 확인됐다. 또 서울과 세종, 경기도 등은 거래 건수에 비해 거래금액이 더 크게 감소했다. 평균보다 가격이 높은 고가주택 거래 위축이 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신고일' 기준보다 감소폭 25%P↑
8일 부동산114가 지난 1일 기준으로 취합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매매계약일' 기준 8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4만5172건으로 직전인 7월 6만3172건보다 28.5% 줄었다.
앞서 국토부는 신고일 기준으로 집계해 아파트 거래량이 7월 6만5605건, 8월 6만4300건으로 한달새 2% 줄어든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와 비교하면 거래 감소율은 26.5%포인트 높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주택매매계약 신고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계약후 60일 이내에 하도록 규정돼 있어 이같은 통계상 시차가 발생한다. 국토부가 신고일 기준으로 내놓는 8월 거래 통계는 '8월1일~8월31일에 계약'한 거래 건수가 아니라, '6월1일~8월31일' 계약이 이뤄진 것 중 '8월1일~8월31일에 신고'된 거래건수다.
아파트 실거래 매매계약 감소는 지역별로 서울, 세종, 경기, 부산 등 대책 전 투자수요가 몰려 집값 상승폭이 컸던 지역에서 더 큰 폭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7월 1만4978건에서 8월 5136건으로 65.7% 줄어 전국에서 가장 거래량 감소폭이 컸다. 구별 감소율은 ▲노원구 79.0% ▲송파구 78.3% ▲강남구 77.0% ▲강동구 74.0% ▲성동구 73.0% ▲양천구 72.3% ▲강서구 71.2% 순으로 높았다.
서울에 이어 계약 기준 거래 감소가 큰 곳은 세종시로, 7월 557건에서 8월 253건으로 54.6% 줄었다. 경기도는 1만8994건에서 1만3036건으로 31.4% 감소했다. 이밖에 부산이 19.1%, 경남이 13.6% 거래가 줄었고 충북 (10.7%), 전남(10.3%) 등도 거래량 감소율이 10%를 넘었다.
반면 전북(1.3%), 경북(3.7%) 등은 거래량이 오히려 전월보다 늘었고 대전의 경우 12.4%나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 매매 아파트값 한달새 7000만원 하락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부동산114는 계약 기준 월별 아파트 거래금액도 함께 분석했는데, 이 감소폭은 거래 건수보다 더 큰 특징도 나타났다. 전국 8월 계약 기준 아파트 거래금액은 12조8249억원으로 직전 7월 22조1459원보다 42.1% 줄었다. 이는 거래건수 감소율(28.5%)보다 13.6%포인트 높은 것이다.
특히 서울, 세종, 경기 등 거래량 감소율 상위 지역에서는 계약 건수 감소폭보다 계약 금액 감소폭이 더 컸다. 서울의 경우 7월 9조2942억원에서 8월 2조9251억원으로 68.5% 감소했고(거래량 감소 65.7%), 세종은 1824억원에서 661억원으로 63.8%(거래량 감소 54.6%), 경기도는 6조4851억원에서 4조1477억원으로 36.0%(거래량 감소 31.4%) 거래금액이 줄었다.
대구의 경우 거래량 감소폭은 9.6%였는데 거래금액은 16.0% 줄었고, 제주나 강원 등지도 거래량에 비해 거래금액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다방면 투자수요를 제어하는 방안이 담긴 8.2 대책 발표 후 재건축 등 평균보다 가격이 높은 아파트 위주로 거래 위축이 심했기 때문"이라며 "지역별로도 지방보다 집값이 비싼 수도권에서 거래감소가 심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거래금액 감소폭이 더 큰 것"이라고 해석했다.
매매계약 1건당 평균 금액을 봐도 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격대가 낮아진 것이 두드러졌다. 전국 매매평균 가격은 7월에 3억5057만원지만 8월에는 2억8391만원으로 19%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세종의 경우 7월 3억2747만원에서 8월 2억6126만원으로 20.2% 떨어졌고, 서울은 6억2052만원에서 5억6953만원으로(8.2%), 경기도는 3억4143만원에서 3억1817만원으로(6.8%)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