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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세지는 규제…'얼룩진' 재건축 수주전 변할까

  • 2018.05.29(화) 16:25

작년 반포주공1단지 이후 흑석9구역서 또 논란커져
금품제공때 시공권 박탈 입찰자격 제한 등 행정처분도

정부가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 대한 규제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해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과도한 이사비 제공이 논란이 되면서 이를 제한하는 지침이 마련됐다. 하지만 약발이 들지 않자 시공권을 박탈하는 등의 강력한 행정처분 카드를 꺼내들었다. 

 

조합원에 이사비 등의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는 등의 관행이 사라질지 관심이 쏠린다.

 

▲ 지난해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이 GS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조합원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조합원에 금품제공때 시공권 박탈, 입찰제한까지


국토교통부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금품·향응 등을 제공한 경우 시공권을 박탈하는 등의 행정 처분을 대폭 강화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 시행으로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건설사가 금품·향응 등을 제공한 경우 기존 형사처벌 외에 해당 사업장에 대한 시공권이 박탈되거나 과징금(공사비의 100의 20)이 부과된다. 해당 시·도에서 진행되는 정비사업에서 2년간 입찰참가 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

기존엔 징역 5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만 적용됐다. 사실상 행정처분은 전무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시 발생하는 수익에 비해 벌칙의 실효성이 낮아 건설사간 과열경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설사와 계약한 홍보업체가 금품·향응 등을 제공한 경우에도 건설사가 동일한 책임을 지게 된다. 그동안 시공사 선정을 위해 홍보업체에서 금품·향응 등을 제공해 적발된 경우 꼬리자르기로 대부분 건설사는 책임을 회피해왔다는 판단에서다. 

 

이 개정안은 공포 후 4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국토부는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 불공정한 수주경쟁 관행 상당 수는 없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여전한 관행…"정말 사라질까" 의구심도 여전

 

A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페어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일단 따고 보자식으로 수주전에 달려드니 규제만 계속 세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같은 규제가 생긴 데는 지난해 반포 주공1단지 수주 전이 결정적이었다고 보고 있다. 현대건설이 수주에 성공했지만 당시 이사비 7000만원 제공을 약속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여전히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경찰은 현대건설이 조합원에 뿌린 선물이나 접대비 등의 예산규모가 100억원에 달한다고 파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작년 초에 반포 주공1단지를 포함해 시공사 선정이 예상되는 단지 5곳에 대해 러프하게 예산을 잡아 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대건설뿐 아니라 롯데건설도 지난해 한신4지구 수주전에서 패했지만 역시 금품살포 의혹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강남권 수주전에서 과열양상이 빚어지면서 국토부는 시공과 관련이 없는 사항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 등의 제안을 금지하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제도를 개선한 바 있다. 이런 내용이 담긴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도 2월9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최근 롯데건설이 시공권을 따낸 흑석9구역 수주전에서 또다시 과열양상이 되풀이됐다. 롯데건설이 조합원 1인당 3000만원의 확정이익을 선지급하겠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GS건설도 조합원 가구당 7000만원 이상의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가 양측 모두 국토부의 경고로 관련 조항을 삭제했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이 맞붙은 대치쌍용 2차의 경우 조합에서 입찰지침에 이사비를 명시하면서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에 따라 현재까진 이사비를 지급한다는 방침이고 대우건설은 이를 제외했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재건축 수주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B건설사 관계자는 "어느 한 곳만 바뀌어서 될 문제는 아니다"며 "상대방이 치고 나오면 어쩔 수 없이 과열이 되고 또 조합에서 먼저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C건설사 관계자는 "금품 제공 등의 관행이 없어지면 입찰 서류에 더욱 많은 공을 들이게 되고 결국 설계, 상품의 가치로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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