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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수주 비리 삼진아웃에 건설사 "막막하다"

  • 2019.03.11(월) 16:21

주택‧재건축 사업 위축…수주 경쟁 치열
정비사업자 무리한 요구도…시장 관행은 여전

국토교통부가 주택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수주비리를 반복한 건설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업계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재건축 시장 악화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가운데 처벌 수위도 강해져 위험요소가 커진 까닭이다.

업계에서는 주택 정비사업 수주 활동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한편 구체적인 처벌 기준이 나오면 이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삼진 아웃'이면 영구 퇴출

국토부는 2019년 업무보고를 통해 삼진 아웃제를 도입, 시공사 수주비리 반복 업체는 영구 배제하는 등 비리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주택법 개정으로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금품‧향응 등을 제공한 경우 시공권을 박탈하는 등 행정 처분이 대폭 강화된 바 있다. 이로 인해 건설사가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한 것이 적발되면 형사처벌 외에 사업장에 대한 시공권이 박탈되거나 과징금(공사비의 20%)이 부과된다. 특히 해당 시‧도에서 진행되는 정비 사업에는 2년간 입찰 참가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삼진 아웃된 건설사는 지역 등을 막론하고 앞으로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아웃의 기준은 기소, 행정처분으로 법원의 확정 판결이 필수는 아니다”라며 “사실 관계가 사업당국에 의해 객관적으로 규명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구체적인 처분 기준 등을 마련하는 과정이라는 게 국토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동안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는 여러 건설사들의 과열 경쟁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수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 뿐 아니라 재건축 단지는 사업이 마무리되면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로 발돋움하면서 건설사들의 주택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도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17년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는 유례없는 입찰 비리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토부가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와 신동아, 방배6차와 13차, 신반포 15차 등의 시공사 선정 과정을 조사한 결과 총 76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이 중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반포주공1단지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은 최대 5000억원 수준의 무상 품목(특화)을 유상으로 중복설계 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 '엎친 데 덮친' 건설사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열 경쟁은 건설업계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 내에서도 조합원에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는 등의 관행을 없애고 공정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주택시장 경기가 하락세로 전환됐고, 이 영향으로 수도권 분양시장 열기도 예전만 못하다.

특히 재건축 안전진단 정상화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 이후로 주요 단지들의 재건축 사업이 제자리걸음이다. 이 영향으로 건설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재건축 사업 자체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실제 올 들어 건설사들의 재건축 사업 수주는 지지부진하다. 현대건설(경기 과천 주암장군마을 재개발)과 포스코건설(대구 중리 재건축 사업), GS건설(서울 봉천 4-1-3구역 재개발 사업) 등을 제외하면 대형사 중에서도 이렇다 할 수주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이권을 둘러싼 조합원 간 갈등이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요구하는 시장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수주비리 처벌 강화가 건설사들에게 더 날카롭게 다가온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는 공감하지만 건설사 입장에서 처벌 강화는 주택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 위험요소가 커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수주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 시장 상황에서 이를 지켜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수주 과정에서 위법한 행위는 당연히 해서는 안 되지만 그 동안 해오던 관행 탓에 공정 경쟁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정 경쟁을 하고 싶지만 정비 사업자들의 요구도 있고, 수주에 대한 압박도 있다 보니 처벌 강화가 상당히 크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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