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 지정은 예상했지요. 워낙 많이 올랐으니까요. 그것과 상관없이 매물이 없어요. 집값이 계속 오를 것 같으니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도 않고 내놨던 것도 싹 거둬들였습니다.”(동대문구, 답십리동 D공인중개업소)
지난 28일 서울 동대문구와 동작구, 종로구와 중구 등이 투기지역으로 새롭게 지정됐지만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강력한 규제로 묶이며 볼멘소리가 나올 법도 했지만 예상했다는 듯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D공인 관계자는 “올 6월 4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답십리 두산위브 25평형은 투기지역 추가 발표가 있던 날인 지난 27일 5억원에 거래됐다”며 “워낙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매물은 나오기만 하며 바로 거래가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기지역 지정 이후에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아 거래할 수 있는 매물 자체가 없는 점도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답십리 B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보고 며칠 전부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는 상황”이라며 "투기지역 지정에도 집을 사려는 문의 전화는 계속 오는데 거래할 수 있는 매물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동작구 흑석동 R공인 관계자 역시 "매수 문의는 꾸준히 있다"며 "경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최근 오른 집값이 다시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개발 붐이 일었던 여의도와 용산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여의도 개발 계획 전면 보류를 발표한 이후 일각에서는 계약 파기 얘기도 나오지만 전반적으로는 잠잠하다는게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얘기다.
여의도 장미아파트 인근 B공인 관계자는 “개발계획이 보류됐지만 아직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 같지는 않다”며 “실망매물이 나오는 상황도 아니고 오히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여의도 S공인 관계자도 “당장은 개발 계획이 보류됐지만 여의도 아파트 다수가 노후된 까닭에 언젠가는 개발이 될 것이라는 게 이 지역 분위기”라며 “매물이 나오면 바로 거래가 되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질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그동안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고 대출규제 등의 추가 규제가 잇따르는 상황이어서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종로구 황학동 L공인 관계자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투기지역 지정 후 집값이 약세를 보여야 하는데 최근에는 계속 오르는 등 여느 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당장엔 잠잠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좀 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매수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흑석동 R공인 관계자도 “애초에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이 없기도 하고, 가격도 많이 오른 상태라 기다려 보는 게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