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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살 사람이 없다

  • 2019.01.22(화) 14:50

집값 하락에 세금 부담까지…매수 미루거나 안사거나
매매거래는 줄고 전월세 거래는 늘어나

# 송파구 위례신도시에 살고 있는 나주인씨는 올 봄 인근 새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위례 집을 매물로 내놓은지 몇달째. 집을 보겠다는 매수자들의 방문이 잦다. 하지만 하나같이 "생각해볼게요"라는 말만 남긴채 떠나곤 한다. 부동산 중개인은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듯 하다고 귀띔한다. 하지만 나주인 씨는 새 아파트 입주를 포기하더라도 급하게 팔 생각은 없다.

# 결혼을 앞둔 김예비 씨는 신혼집을 알아보고 있다. 마침 직장 근처인 금호동의 소형아파트 급매가 나왔다. 지난해 최고가보다 5000만~6000만원 가량 떨어진 가격이기도 하고 다른 매물들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싸게 나왔다. 막상 집을 사려니 최근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여서 망설여진다. 1000만원을 더 깎아달라고 했다. 집주인도 급했던지 깎아준단다.  그런데 이번엔 주변에서 난리다. 부동산 좀 안다는 친구들이 여름까지 기다리라며 극구 만류해 결국 좀더 기다리기로 했다.

# 왕십리뉴타운 센트라스아파트 인근. 불꺼진 중개업소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한 중개업소 중개인은 "이번달에 한건도 못했다"며 한숨을 내쉰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풍경이 이렇다. 가격이 더 내리길 기다리거나 아예 매수 의사를 접는 식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000건대로 쪼그라들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만2240건까지 치솟았던 아파트거래는 ▲10월 1만121건 ▲11월 3551건 ▲12월 2303건으로 줄었다. 올해 1월 현재(22일)까지 1161건에 불과하다. 이달엔 1000건대를 넘기기 어려울 전망이다.

매물은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강남 등 집값이 급격히 올랐던 아파트를 중심으로 많게는 수억원씩 떨어지고 있지만 매수자 입장에선 급격한 상승폭 만큼이나 하락폭도 커지길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 상당 수의 아파트 호가 내림세는 매수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뜻 매수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 불꺼진 부동산 중개업소/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더욱이 앞으로 공시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은 매수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집값이 더는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주택 보유 만으로 세금 부담이 커지면 무주택자이든 다주택자이든 매수를 고려할 이유가 사라지는 셈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이 떨어지면 매수 적극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원하는 가격대까지 '떨어지면 집을 사겠다'는 것이 아니라 '집을 아예 사지 않겠다'는 쪽으로 돌아선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서울지역 전월세거래량을 보면 9.13대책이 나온 지난해 9월 1만3114건에서 ▲10월 1만8118건으로 증가했고 ▲11월 1만6037건 ▲12월 1만4677건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1만2310건 ▲11월 1만3066건 ▲12월 1만2475건보다 확연히 늘어난 거래량이다.

 

올해 1월에도 21일까지 1만97건이 거래됐다. 일평균 480.8건으로 지난해 12월 일평균 거래량인 473.4건보다 많아 전월세 거래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매수가 줄면서 전월세는 증가하는 것이다.

 

향후 같은 이유로 다주택자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겠지만 이를 받아줄 매수자가 없다는 점에서 거래 절벽 현상은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도 "다주택자들이 세금부담으로 집을 판다고 해도 매수자 역시 세금부담이 커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해당 매물을 받아 줄 매수자가 없다"며 "거래로 연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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