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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주택시장, 올 하반기까지 냉랭?

  • 2019.01.17(목) 11:15

작년 매매거래 86만건…전년비 9.6%↓
거래량 반등 요인 없어 한파 지속 예상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거래가 전년은 물론 최근 5년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9.13 대책 발표 후 연말로 갈수록 거래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매매거래 집계가 실거래 후 신고까지 2개월 가량(60일 이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 한파는 집계된 숫자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위축된 심리를 회복시킬 변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올해도 거래량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9.13 대책 후 하강곡선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85만6000건으로 전년(94만7000건)대비 9.6% 감소했다. 최근 5년 평균 거래량(101만건)과 비교하면 15.2% 줄어든 숫자다.

 

 

월별로 살펴보면 연 초 집값 급등에 따른 불안심리가 작용했던 1~3월까지는 거래량이 많았다. 이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2018년 4월 시행)가 본격화되고, 종합부동산세 개정 등을 앞두면서 4월 이후부터 시장은 잠잠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던 것이 7월 말부터 용산과 여의도 개발 이슈를 등에 업고 시장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 발표를 앞두면서 서둘러 집을 사거나 파는 경우가 증가해 10월 거래량(집계 기준)이 정점을 찍었다.

강력한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내용이 담긴 9.13 대책 발표 후 매매시장은 급랭했다. 이 영향으로 12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5만6000건에 불과해 전년 동기대비 22.3%, 최근 5년과 비교하면 35.6% 급감했다. 실거래 후 신고까지 60일간의 기간이 주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량은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년대비 6.6% 감소한 47만1000여건, 지방은 13% 줄어든 38만6000여건으로 집계됐다. 12월 기준으로는 수도권에 한파가 더욱 거세다. 수도권이 30.6% 급감한 2만6000건, 지방은 13.2% 줄어든 3만건을 기록했다.

반대로 임대차 시장에서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월세 비중이 줄면서 주거비 부담이 적은 전세를 중심으로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간 전월세 거래량은 183만1000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9.4% 증가했다. 이 중 월세비중은 40.5%로 2017년에 비해 2%포인트 감소했다.

 

 

◇ 거래 한파 언제까지

9.13 대책 영향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첫 주 전국 집값 변동률은 –0.08%, 수도권은 –0.06%를 기록했다.

여기에 감정원 등 주요 기관에서도 올해 집값 하락을 전망하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지기를, 집주인들은 호가를 유지한 채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과 대내외 경기 변동 등 주택 매매를 회복시킬 만한 변수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올해도 거래량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집값이 급락 수준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시세보다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이 아니라면 거래 시장이 형성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지고, 하반기에도 대세적인 흐름 전환을 가져가기는 힘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 들어 수도권에서 입주를 앞둔 아파트 단지가 많고, 기존 주택 대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새 아파트 분양에 눈을 돌리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주택매매 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입주를 앞둔 주택이 늘면서 집값은 물론 전세가격도 떨어져 매매 대신 전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또 수도권 분양 단지에서 청약 경쟁률이 높다는 점에서도 실수요자들이 기존 주택 매매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봄 이사철 등 성수기를 맞아도 올해 월평균 거래량은 6만~7만건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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