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혼돈의 주택시장]④전문가들 "집값 더 떨어진다"

  • 2019.02.20(수) 11:07

집값 '하향안정' 부터 '투매' 등 침체 확대 전망도
전셋값 내년까지 하락가능성…역전세, 깡통전세 우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심각한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되면서 하락폭이 크지 않다는 전망부터 이런 단계를 넘어서 '투매'에 이르는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까지 스펙트럼은 다양했다.

전셋값은 내년까지 하락하고 역전세나 깡통전세 현상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혼돈의 주택시장'을 작성하며 언급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봤다. 다음은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등의 의견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집값 바닥은?

▲박원갑

집값은 올해 내내 약세로 갈 가능성 있다. 거래량의 경우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지 여부가 관심이다. 관건은 3월 들어서 급락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좀 이뤄질 수 있느냐에 있다. 4월말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 이후 이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준다는 점에서 이 시기 반짝 거래가 늘어날 수도 있다. 다만 전체적으로 올해는 집값 약세 방향이다.

▲안명숙

현재 시점에서 집값 반등 요건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가격 약세 상황이 지속되거나 매수심리 부담이 누적되면 가격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

현재 가격 지표는 가격이 크게 빠진 일부 재건축 단지의 수치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직 다수의 단지들에서 실제 가격이 하락한 것인지는 거래 자체가 없기 때문에 알 수 없다. 다만 현 상황이 지속되면 전체적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단지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가격 하락세는 올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조정기와 다른 점은 이 조정기가 짧고 낮게 갈 것이라는 점이다. 가격조정이 큰폭으로 이뤄지려면 매물이 쏟아져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주택임대사업에 등록,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양도세 중과 등으로 매물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주택자들도 장기적으로 시장을 보고 가급적 버텨볼 생각을 갖고 있다. 과거 4년반 정도의 조정을 거쳤다면 이보다 짧게 가고 낙폭도 크지 않은 수준으로 갈 것이다.

▲이남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다. 봄 이사철에도 거래건수가 큰폭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거래절벽은 지속될 것이다. 팔고 싶은 사람들도 원하는 가격대로는 거래를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세를 부담하면서까지 팔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수준의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

▲고종완

올해는 침체 초기 국면이다. 아직은 낙폭이 크지 않다. 다만 큰폭으로 올랐던 곳들은 거품이 많기 때문에 빠르게 빠지고, 거품이 적은 곳은 시간을 두고 빠질 것이다. 3월 이사철이 돼도 거래가 활발하진 않겠지만 약간은 살아날 것이다. 다주택자들이 몸집을 줄이는 슬림화, 다운사이징(주택 매도)에 나설 것이다.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 최소 1~2년, 길게는 문재인 정부 내내 갈 것이다. 침체는 더 확대될 수 있다. 아직은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 있기 때문에 매물이 많이 나오는 단계가 아니지만 곧 투매하는 단계가 온다. 2008년부터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2010년까지 사람들이 집을 안팔았다. 2012년, 2013년에 팔더라. 대치동 은마아파트만 봐도 2007년 12억에 샀던 사람이 10억, 9억원까지 버티다가 결국 7억원으로 떨어지니 팔더라. 이러면 거래량이 늘어난다.

▲고준석

부동산 시장(집값)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돼야 하는데 지금은 규제에 의한 하락세로 볼 수 있다. 시장에서 실거래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 지표와 호가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진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실제 집값이 떨어지지 않고 버티는 지역(대규모 신규단지 중심)도 많다.

공시가격이 발표되고 재산세 등 산정이 상반기 중 마무리돼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하반기에는 수요자와 일부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격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가격은 다시 오를 수 있다. 결국 상반기에는 하락세 지속, 하반기에 다소 반등하면서 연간 기준으로 서울 집값은 강보합 수준으로 예상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청약 서울불패 끝났나?

▲박원갑

주변시세가 급락하면서 분양가와의 갭이 줄어들었다. 더는 분양으로 로또를 기대하기 어렵다. 앞으로 미분양이 날 수도 있다.

양극화 현상이 짙어질 것이다. 공공택지 분양, 신혼희망타운 등 분양가 메리트가 있고 위례와 청량리 등 개발호재를 품고 있는 단지들은 성적이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지역은 예전처럼 청약 성적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안명숙

올해 청약시장 키워드는 분양가다. 시장이 좋으면 분양가 비싸도 향후 입주 시점에 집값이 지금보다 오를 것이란 전망에 청약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미 주변 시세가 많이 오른 상태여서 신규 분양을 통해 차익을 얻기도 쉽지 않다.

또 청약제도 변경으로 당첨 되면 향후 5년 정도는 다시 분양 받기가 어려워 당첨 가능성이 있는 실수요자들도 신중하게 접근한다. 입지가 좋아도 가격이 비싸면 청약을 망설일 수 있다. 청약시장에 대한 실수요자들 관심은 여전히 높겠지만 경쟁률 등은 작년보다는 낮아질 듯하다.

▲고종완

무주택자는 역발상을 해야 한다. 지금의 청약제도는 무주택자에게 유리하다. 분양물량도 많다. 단기적으로 볼게 아니다. 인구구조 등을 볼때 2030년까지는 집값이 오를 수 있다. 다음 상승국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시세차익은 어렵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물가와 땅값이 오르기 때문에 분양을 받으면 결국 오른다. 저축보다 낫다.

▲고준석

강남에 재건축 신규 분양 예정된 단지들이 많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 여전히 저렴한 편이다. 강남 대규모 단지 분양은 유망할 것으로 본다. 자산가들은 최근 상가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즉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강남 유망 재건축단지들에 관심이 있다. (중도금대출이 안되는) 분양가 9억원을 넘는 분양에 몰릴 수 있다.

반면 서울 내에서도 단지 규모가 작고 교통이나 교육 등 입지가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곳은 미달 나올 수 있다.

송파 헬리오시티 전경/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깡통전세 나올까?

▲안명숙

지방과 수도권 일부(경기 남부)는 역전세 현상이 이미 시작됐지만 서울과 수도권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역전세되려면 전셋값이 7~8% 수준 하락해야 한다. 서울의 경우 역전세까지 가진 않을 것이다. 다만 전셋값 약세가 내년까지 계속된다면 이들 지역에서도 역전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이남수

서울 전셋값을 보면 2년 전 전세가격이다. 많이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송파구나 강동구는 입주물량이 많아 전세가격이 상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까지는 안정세로 갈 것 같다.
.
▲고종완

전셋값은 전적으로 수급에 의해 결정된다. 내년까지는 입주물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전셋값 떨어진다. 서울의 역전세나 깡통전세가 심각하진 않더라도 내년까지 지속할 수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