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오늘부터 사흘간 파업에 나서면서 열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한국철도(코레일)가 비상수송체제에 돌입했으나 3년 전 파업때보다 철도 운행률이나 운용 인력이 적어 운행 차질과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철도노조는 전날(10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광장에서 야간총회를 열고 총파업 돌입을 선포, 11일 오전 9시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한시적 경고파업에 나섰다.
철도노조가 요구하는 사항은 ▲총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4조2교대 근무를 위한 안전인력충원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개선 ▲KTX-SRT 고속철도 통합 등이다.
하지만 노조의 요구안은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코레일 관계자는 "임금 인상은 공공기관 임금 가이드라인(1.8%)에 맞춰서 되는 거라 계속 협상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성곤 철도노조 미디어소통실장은 "코레일은 인건비 부족으로 1.8% 인상도 안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작년에 연차수당 정상 지급 등 임금정상화 합의를 했는데 올해 교섭과정에서도 여전히 인건비 부족으로 정상화하지 않고 있어 그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철도노사는 지난 5월 올해 임금단체교섭 시작 이후 네차례 본교섭과 여덟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철도노조는 8월 21일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9월 4~6일까지 진행한 조합원 총회(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3.4%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결정했다.
코레일도 이날부터 비상수송체제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으로 KTX는 평소의 72.4%, 새마을호는 61.8%, 무궁화호는 66.7%, 화물열차는 32.1% 정도로 운행될 예정이다. 수도권 전철은 88.1%(11일‧14일 출퇴근 시간은 평상시와 동일) 수준이다.
파업 시 운용 인력은 필수유지인력 9616명, 대체인력 4638명 등 총 1만4254명으로 평시 인력(2만3041명)의 61.9%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3년 전 파업 때와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라, 일부 시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철도노조는 지난 2016년 9월 27일부터 성과연봉제 철회 등을 요구하며 장기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엔 KTX, 수도권전동열차, 통근열차를 100% 정상 운행했다.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는 60% 수준, 화물열차는 평시 대비 30% 수준으로 운행했다.
파업 시 철도 인력운용규모도 총 1만4541명으로 평시(2만2494명) 대비 64.6%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신선개통, 퇴직, 근로기준법 개정 등 환경 변화에 따라 2016년 파업때 보다 KTX 및 전철 운행률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SR, 강릉선, 서해선(소사~원시)‧동해선(부전~일광) 등이 추가로 개통된 데다 운전 경력자 인사이동‧퇴직‧승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한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지원 인력이 감소한 영향이라는 것이다.
코레일은 홈페이지(레츠코레일)와 스마트폰 앱(코레일톡) 등을 통해 파업기간 중 열차 이용에 관한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파업 예고 기간의 승차권 환불(취소)이나 변경에 대한 수수료를 면제하고, 열차 운행이 중지된 경우 전액 환불한다. 예약 취소하지 않은 승차권도 1년 이내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 조치한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코레일 서울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손 사장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등 법적, 제도적 절차를 모두 거쳤지만 임금인상과 근무조건 개선 등 주요 쟁점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며 "노동조합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빠른 시간 내 파업이 종결되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이번 경고파업 이후에도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1월 중순 본파업(무기한 파업)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