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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 분양가 확 낮춘 대신……

  • 2019.11.15(금) 16:21

상한제 유예기간 내 서두르다 분양가 2190만원까지 낮춰
분양가 싼 대신 옵션…상한제 이후 분양시장 예고편인듯

"분양가가 저렴한 게 가장 큰 메리트예요. 시세차익만 해도 2억5000만원이니까 당첨만 되면 로또죠."(분양 관계자)

"이것도 유상옵션이에요? 분양가 싸다고 해서 왔더니 옵션비만 수천만원 들겠네요."(방문객)

15일 강남 힐스테이트갤러리에서 문을 연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 견본주택의 분위기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이후에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가늠케 했다.

분양가를 시세 대비 저렴하게 내놓자 '로또'에 당첨되기 위한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편 분양 주체(조합 또는 분양사)는 가격을 내린 만큼 유상옵션 품목을 확대해 손해를 보전하려는 모습이다.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는 서대문구 홍은2구역을 재건축하는 단지로 지하 4층~지상 14층, 8개 동, 총 623가구로 조성되며 이 중 38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 상한제 적용안하는데 '분양가 확 낮춘 이유'?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 견본주택엔 우산을 쓴 방문객들의 발길이 드문 드문 이어졌다. 오전부터 빗줄기가 이어지면서 체감 온도가 뚝 떨어진데다 사업 현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 견본주택을 마련한 탓이다. 방문객들은 대기 없이 견본주택에 입장하고 유니트를 관람했다.

이날 만난 예비 청약자들은 청약 이유로 대부분 '저렴한 분양가'를 꼽았다.

이 아파트의 3.3㎡(1평)당 평균 분양가는 2190만원이다. 지난 9월 같은 서대문구에서 분양한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홍제1구역 재개발)의 평당 분양가인 2500만원보다도 300만원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 기준에 따르면 고분양가 관리지역인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려면 인근에서 최근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가를 넘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최근 강남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의 평당 분양가가 4750만원으로 균일했던 이유다. 하지만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는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분양가보다도 가격을 낮췄다.

김진태 분양대행사 미드미 부장은 "HUG의 분양가 심사 기준에 따라 반경 4km,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서대문 푸르지오를 비교 사업장으로 보면 분양가가 적어도 2400만원대여야 한다"며 "하지만 상한제 적용 전에 분양을 서두르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고 가격을 낮춰 HUG와 협상을 조속히 끝냈다"고 말했다.

분양가를 더 높게 받기 위해 HUG와 줄다리기를 하다 유예기간 내에 분양을 못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서다.

분양가가 예상보다 더 저렴하게 나오면서 '로또 청약' 기대감도 커졌다. 일반분양하는 59㎡‧72㎡‧84㎡ 세 가지 타입의 382가구는 4억6900만~6억8700만원에 분양가가 형성돼 있다.

인근에 위치한 '백련산힐스테이트4차'(2018년 입주) 59㎡가 지난달 최고 7억원, 84㎡가 최고 8억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가 시세 대비 2억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견본주택에서 만난 30대 A씨는 "현재 시세보다 분양가가 조금 저렴한 편인데 입주할때쯤 되면 3억원 정도 시세차익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며 "로또까진 아니어도 미래 가치는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수요 보다는 투자로 접근하는 이들도 있었다. 40대 B씨는 "역세권이 아니어서 실수요로 살만한 집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시세차익 생각하면 나쁘진 않아서 일단 청약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 분양가로 꺼진 배 옵션으로 불룩?

다만 분양가가 저렴해진 만큼 유상 옵션 품목이 많아 '조삼모사'격이라는 불만도 나왔다.

이 아파트의 옵션 품목은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가전옵션 7가지, 가구 외 옵션 13가지, 보이스홈 등 20개가 넘는다.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의 유상옵션 품목이 7가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59㎡A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유상 옵션 품목을 더하면 발코니확장 1175만원, 시스템에어컨 714만원(전실 고급형), 양문형냉장고 등 가전옵션 7가지 1862만원, 현관중문 등 가구 외 옵션 1303만원, 보이스홈 136만원 등 5190만원 정도다. 분양가(4억6900만~5억5800만원)의 10%에 달하는 비용이다.

40대 C씨는 "견본주택도 유상 옵션을 추가해 전시를 해놨고 전체적인 집의 분위기에 맞추려면 다량의 옵션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가 저렴한 편이라 청약 통장(가점 62점)을 써볼까 했는데 유상옵션 계산해보니 좀 부담된다"고 말했다.

유상옵션 품목을 확대한 것이 분양가로 인한 손해를 보전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9일 분양한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의 경우 조합이 평당 분양가 3000만원을 원했으나 HUG 규제로 2600만원까지 내려가자 15개 정도의 유상옵션 품목을 만들고 현관중문, 시스템 에어컨은 조합 주관으로 시행하게 했다.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의 옵션품목은 르엘신반포센트럴보다 5~6개가 더 많다.

이에 대해 분양 관계자는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에 옵션을 늘린게 아니다"면서 "홈서비스 등 새로운 옵션을 다양하게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발코니 확장 등 필수에 가까운 옵션 몇 가지를 빼고는 모두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그래도 가점이 60점 안팎수준 안정권

이곳 역시 청약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가격뿐만 아니라 입지적으로 숲세권, 학세권의 강점이 있다.

단지 뒤편으로 백련산이 자리잡고 있으며 백련산 산책로가 인접하고 불광천과 안산도시자연공원 등이 가깝다. 주변에 명지초, 충암초, 홍연초를 비롯해 명지중‧고, 충암중‧고 등 명문학군도 조성돼 있다.

또 단지 옆으로 ▲백련산 힐스테이트 1차(1106가구) ▲백련산 힐스테이트 2차(1148가구) ▲백련산 힐스테이트 3차(967가구) ▲힐스테이트 백련산 4차(963가구) 등 총 4184가구가 입주해 있는데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까지 준공되면 4800여 가구의 힐스테이트 브랜드 타운이 조성된다.

평면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다. 견본주택에 전시된 59A 타입은 넓은 거실, 72A 타입은 멀티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주방 등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커뮤니티센터를 P1~P4층으로 조성해 어린이 놀이터, 맘스카페, GX룸, 게스트룸 등을 만든다. 다만 단지의 위치가 지하철역 새절역과 녹번역까지의 거리가 먼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김진태 부장은 "하루에 300통 이상 문의전화가 올 정도로 관심이 많다"며 "청약에 당첨되려면 가점이 60점안팎 수준은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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