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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 살생부 올랐던 신동아건설, 워크아웃 졸업기

  • 2019.11.28(목) 16:54

9년4개월만에 워크아웃 졸업, 세종시 사업 결정적 발판
수렁에 빠트린 '김포신곡지구' 1·2차도 완판 행진

2010년 6월말. 금융감독원이 기업들의 '살생부'를 발표했다. 정식 명칭은 채권단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위험평가 결과'였지만 기업들로선 살생부나 다름없었다. 여기에서 C등급을 받으면 워크아웃(기업재무개선작업)으로, D등급을 받으면 법정관리로 아예 퇴출을 당해야 했다.

신동아건설은 당시 C등급을 받아 워크아웃대상 기업에 포함됐다. 7월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한 워크아웃이 개시됐다. 당시 신동아건설은 시공능력평가순위 31위의 건설사였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후폭풍이 지속되던 시절이었고 이로인해 12만8700㎡ 부지에 3384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김포신곡지구 도시개발사업'도 차질이 빚어졌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연대보증을 했지만 시행사가 이자를 갚지 못해 그 부담이 고스란히 시공사로 돌아왔다. 함께 시공사로 참여했던 남광토건과 청구 역시 버티지 못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의 발표 이전부터 신동아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갈 것이란 소문은 파다했다. 채권단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기도 했다.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로부터 9년 4개월이 흘렀다. 신동아건설은 지난 25일 우리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 절차를 마무리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시작했다지만 고달픈 시간이었다.

당시 600명에 달했던 직원은 인원감축으로 현재 470여명으로 줄었다. 임금 동결은 물론이고 진행하던 민자사업과 유가증권 등 우량자산을 대부분을 팔아치워야했다.

이런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함께 성공적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하게 된 결정적인 발판이 된 것은 세종시 사업이었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세종시 사업을 못했더라면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당시 워크아웃 기업이 사업을 새로 하는게 쉽지 않았지만 채권단을 설득했고, 채권단 역시 사업성 있는 곳에 대해선 자금지원을 해줘 윈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종시 토지입찰에선 행운도 따라줬다. 1-1, 3-1, 3-2 생활권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단순추첨을 통해 거머쥐었다. 이후 2014년부터는 시공능력 경험만 있으면 가능했던 '단순추첨'에서 '설계공모' 방식으로 바뀌었다. 당시 설계 경험이 많았던 신동아건설에 추첨보다 여러모로 유리한 방식이었다.

이를 통해 2-2, 2-4, 4-1, 4-2 생활권 등의 땅을 확보했고 이곳에 1만여 가구를 공급하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9년간 괴롭혔던 자본잠식도 올해초 해소했다.

캐슬앤파밀리에시티 2차 견본주택 모습(사진=신동아건설)

신동아건설을 워크아웃 수렁에 빠트리고 부실채권으로 떨어졌던 김포신곡지구 도시개발사업도 정상화됐다. 지난 2017년 캐슬앤파밀리에시티 1차 1872가구, 2018년 2차 2255가구 분양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두곳 모두 한달만에 계약을 완판했다. 내년 800가구의 3차 공급이 남아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이 회사는 2015년 경상이익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4년 연속 흑자경영을 이어왔다. 2017년엔 워크아웃 이후 처음으로 흑자규모 3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엔 200억대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수주액 7500억원, 매출액 6200억원을 달성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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