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활주로 남단과 공항 외벽 사이에 설치된 '착륙유도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Localizer)'과 그 받침대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의 피해 규모를 키운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로컬라이저는 여객기의 정확한 착륙을 돕는 일종의 안테나 시설이다. 전파를 사용해 조종사에게 활주로 중심선을 따를 수 있도록 항공기의 수평 위치를 제공한다. 항공기가 활주로에 정확히 정렬될 수 있도록 좌우 편차를 알려주는 것이다.
충돌 후 확인 된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높이 2m 가량의 '콘크리트형 둔덕(흙으로 쌓은 둔덕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한 형태)' 위에 설치된 것이다. 사고기인 제주항공 2216편은 19방향(북→남) 방향으로 활주로에 동체 착륙 한 후 활주로에서 264m 벗어난 로컬라이저 지지대에 충돌하면서 큰 폭발을 일으켰다.
위 그래픽은 사고기가 충돌한 무안공항 남단 로컬라이저의 연도별 모습을 구글 어스의 위성사진으로 나열한 것이다.
문제는 지지대의 위치와 재질이다. 우선 국토부는 이 구조물이 항공기의 오버런(이·착륙 시 활주로를 벗어나는 상황) 등을 대비해 만들어진 '종단안전구역'밖에 위치해 있다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다른 운영 규정에서는 로컬라이저를 종단안전구역의 '시점 혹은 종점'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 발견되 논란이 되고 있다.
▷관련기사: '논란의 무안공항 로컬라이저'…국토부도 '오락가락'(2024년 12월31일)
로컬라이저와 지지대 모두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규정 역시 '종단안전구역' 밖인 만큼 문제가 없다고 항공당국은 설명해 왔다. 하지만 일반적인 로컬라이저의 설계와는 동떨어지게 흙 둔덕 지지대에 콘크리트 기둥을 다수 박은 점이 지적되고 있다. 충돌 시 충격을 전혀 흡수하지 못하는 설계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상판을 추가로 보강하는 공사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이에 개항(2007년) 때부터 콘크리트 둔덕이 있었다는 설명도 내놨다. 하지만 무안공항 시공사 등은 준공 당시 이 시설의 존재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