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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이색 신년사(feat. 2020년도 부동산홀릭)

  • 2020.01.02(목) 15:59

노타이로 자유분방한 'Ted 방식'의 짧은 강연
부동산 국민공유제·공공임대 확대 등 주택정책 재강조

'책 나누고, 큰절하고, 훈화대신 노(No)타이 강연'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동안과는 다른 방식으로 2020년 서울시의 문을 열었다.

캐주얼한 복장으로 강단을 거닐며 Ted 방식(기술‧예술‧감성이 어우러진 짧은 시간의 강연)으로 시정 방향을 설명하는 박 시장의 모습은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했다.

이색적인 분위기 속 박 시장이 전한 신년사에선 어김없이 부동산 정책이 강조됐다. 그는 "부동산 불패신화는 끝나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소신을 밝히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제시했다.

박 시장의 신년사를 키워드별로 정리해봤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20년 서울시 세무식에서 Ted강연 방식으로 신년사를 하고 있다./채신화 기자
#출발선 지원

박원순 시장은 2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2020년 서울시 시무식을 열고 '대전환의 길목에서-공정한 출발선, 서울시가 보장합니다'라는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서울시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서 시민의 공정한 출발선을 만드는데 역할을 다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가 대기업 중심 수출주도 성장의 한계, 제조업 경쟁력 저하, 자영업 위기, 저출생 고령화 등으로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보고 "경제와 민생을 살릴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민생의 근본 원인은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에 있다"며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그 대전환이 공정한 출발선의 보장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청년수당 대상자를 10만명으로 대폭 확대하고 청년 4만5000명에게 월 20만원씩 10개월 간 월세를 지원하겠다"며 "신혼부부도 스스로 집을 살 수 있는 일부 여력있는 분들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신혼부부에게 주거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

미래세대의 출발선 지원 등을 위해선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가난한 사람은 송곳 꽂을 땅도 없다'고 한 정도전의 말을 인용하며 "600년이 지난 지금도 사회적 양극화 구조의 핵심엔 집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집이 사는 곳(live)이 아닌 투기의 목적으로 사는 것(buy)이 돼버리는 순간 짐이 되고 고통이 된다"며 "궁극적으론 집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제공되는 그런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가폴은 공공임대주택이 (전체 주택 중) 92%에 달하고 오스트리아는 40%를 넘는다"며 "서울시가 매년 1조원 이상의 돈을 들여서 2년이 지나면 전체 380만 가구의 10%에 달하는 40만 가구를 공공임대주택으로 확보할 수 있게돼 OECD 평균(9%) 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에서 여섯번째)이 2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2020년 서울시 시무식을 열었다. 이날 박 시장은 캐주얼 차림을 하고 Ted 강연 방식으로 신년사를 전했다./채신화 기자
#부동산 국민공유제

시세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기와 그로 인한 집값 과열에 대해선 일관적인 소신을 밝혔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부동산 국민공유제'에 대한 의지도 공고히 했다.

박 시장은 "부동산 불패신화는 끝나야 한다"며 "불로소득으로 얼룩진 부동산 공화국은 파국으로 이끌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철저히 환수해서 미래세대와 국민 모두를 위해 혜택 주는 '부동산 국민공유제'를 서울시가 먼저 실천해보겠다"고 강조했다.관련기사☞[인사이드 스토리]박원순의 '부동산 국민공유제' 가능할까

박 시장은 "환수된 불로소득, 개발이익으로 공공의 부동산 소유를 더 늘리고 토지나 건물이 필요한 개인이나 기업에게 아주 값싼 가격으로 저렴하게 제공할 것"이라며 "이 기금으로 공공임대를 대량 공급해 시민의 주거권을 획기적으로 향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공시제도도 개혁해야 한다"며 "부동산 공시지원센터를 만들어 시세에 공시가격이 접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거 안정이야말로 가계의 안정과 소비확대, 투자, 혁신 성장의 선순환을 이루는 시작이자 계기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며 "땅이 아니라 땀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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