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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전 서랍에 묵혔던 '주택거래허가제' 꺼내든 이유

  • 2020.01.16(목) 14:10

청와대 수석 언급에 해석 분분
참여정부 때 '다주택자' 겨냥해 법률초안 등 구체안 검토
국토부 진화 나섰지만 시장은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카드"

부동산시장이 청와대가 꺼내든 '주택거래허가제'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위헌논란부터 '사회주의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식의 반발여론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단순엄포용인지 소위말해 시장의 간을 보기 위한 것인지 등 해석도 분분하다.

진화 나선 국토부 "검토 한바 없어"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물론이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진화에 나섰다. 앞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주태거래허가제를 하겠다고 하면 난리가 날것"이라며 주택거래허가제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오늘(16일) TBS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구체적으로 검토한바 없다"고도 밝혔다.

이어 "투기세력으로 인해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들이 주택거래허가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할 정도로 엄중한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현재 시행하는 자금조달계획서를 강화하는 쪽이 유력하다"면서 "이 경우 주택거래허가제와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주택거래허가제가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10.29 대책에서 상당히 구체적으로 검토했던 사안이라는 점이다. 이후 2004년 완화된 형태의 '주택거래신고제'를 도입했지만 투기를 막지 못하는 등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005년에 당정 일각에서 또다시 주택거래허가제 도입 필요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참여정부 구체안 검토 "무주택자 제외 1주택 이상은 허가 받아야"

10.29대책 당시 법률초안까지 만들 정도로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검토된 내용을 보면 주택거래허가제가 무엇이고 이것이 의도한 정책 목표 또한 뚜렷해진다.

주택거래허가제는 주택을 거래할때 중앙정부나 시장·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는 제도다. ▲주택가격의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 ▲당해 지역의 특성상 주택가격의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거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는 지역 ▲현재 주택의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하고 있으며 투기가 더욱 극심해질 우려가 있는 지역 등을 주택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또 원칙적으로 무주택자만 허가한다고 돼 있다. 다만 1가구 1주택자는 6개월 기존주택 매각시 조건부 허가하고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는 거래가 불가능하다.

1가구 1주택자가 계획대로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을 땐 이행강제금(주택가격의 3%)을 부과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허가구역 내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체결한 주택거래계약은 무효로 한다.

'투기와의 전쟁 선포, 실수요 재편' 같은 목적

결국 다주택자의 주택 거래가 원천봉쇄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듯 투기수요를 차단해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고 주거안정을 이루겠다는 최근의 정책목표와 다르지 않다.

정부가 지난해 12.16대책을 내놓고 다주택자를 겨냥해 대출, 세금 등 전방위로 옥죄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경우 이같은 수단을 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국토부가 연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시장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1.15)"고 강조하지만 안정을 속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한 1월 둘째주(1.13 기준) 주간아파트값을 보면 서울은 0.07%에서 0.04%로 상승폭을 줄였지만 ▲수도권 0.11%→0.13% ▲지방 0.04→0.05%(5대 광역시 0.1%→0.11%) 등으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전국 기준으로도 0.07%에서 0.09%로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에서도 평균 상승폭은 줄었지만 대출규제를 피한 9억원 이하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풍선효과 혹은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랍 속 카드, 언제든 꺼낼 수 있다' 엄포

대책이 나온 이후 몇달간의 조정을 거친 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는 상황이 2년여 반복된 점을 고려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원상회복"을 언급하며 추가대책을 시사했다. 여기에 청와대 참모진들도 가세한 상황이다.

매번 위헌논란이 불거졌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 분양가상한제 등의 강도높은 대책이 나왔다. 공공복리에 따라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토지공개념'을 이미 공론화했고 이같은 개념에 따른 '토지거래허가제'는 이미 시행중이다. 같은 맥락에서 '주택거래허가제'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선 서랍 속에서 다시 꺼낼 수 있는 카드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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