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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풍선효과]불똥 튄 전세시장

  • 2020.01.16(목) 09:37

집값 관망세에 전세수요 증가…상승폭 확대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등 도입 전망

12.16 대책의 풍선효과로 전세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집값이 상승폭을 축소하자 집을 사려고 했던 수요자들이 '일단 멈춤'으로 전환하고 있어서다.

이들이 주거비 부담이 적은 전세 시장에 남거나 새로 유입되면서 전세수요는 늘고 있다. 반면 전셋집은 한정적이다. 여기에 대입 정시 확대 등 교육정책이 맞물려 학군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런 시장 흐름에 문재인 대통령도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전세가격 상승에 대해 '정책이 기대하지 않았던 현상'으로 지적하며 보완 대책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는 임대료 인상에 제한을 두고(전월세상한제) 거주기간을 안정적으로 보장(계약갱신청구권)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 풍선효과에 학군 수요까지

12.16 대책 이후 수도권 집값은 안정세로 접어든 모습이지만 전셋값은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첫 주 수도권 전세가격 변동률은 0.16%을 기록했다. 서울은 0.15%로 전주보다는 낮아졌지만 12.16 대책 발표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겨울방학 이사철과 청약 대기수요 등의 영향으로 주요 학군지역 혹은 도심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감정원의 분석이다.

내 집 마련을 계획했던 수요자들이 12.16 대책 이후 주택 매입 대신 전세로 살면서 시장을 지켜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교육정책도 가격 상승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교육부가 정시를 확대하고, 자율형사립고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강남8학군 지역과 사교육 중심지로 거주 수요가 집중되고 있어서다.

실제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전셋값 변동률은 0.26%로 서울 평균보다 높다. 강남구(0.41%)는 대치동, 서초구(0.27%)는 반포와 서초, 방배동 위주로 올랐다. 목동이 포함된 양천구 역시 0.45% 올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12.16 대책 여파로 집을 사기 힘들어지면서 전세수요가 늘고 있다"며 "부동산 외적으로는 교육정책에 따른 학군 이전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임차인 보호 강화…전세 안정될까

전세시장이 들썩이면 세입자들에게는 주거 불안이 엄습한다. 전세보증금을 올려주려면 수천만원의 목돈이 필요한 까닭이다. 기존 전셋값 수준의 다른 집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는 임대차시장에서 세입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내용의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현 정부가 꾸준히 언급해온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이다. 다만 이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게 걸림돌이다.

이와 함께 이 제도는 전세가격을 안정시키기보다 오히려 가격 상승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고종완 원장은 "전월세상한제 등은 조세전가현상(임대인이 부담해야 할 부분을 임차인에게 넘기는 현상)을 야기, 가격이 오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전세시장 안정을 규제와 함께 주택 공급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민간임대 시장을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임대기간 동안 임대료 인상은 최대 5%로 제한되며 임대의무기간도 있어 세입자들의 안정적인 주거가 가능하다. 여기에 주택 매각 시 양도신고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주택 이상인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강제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정부가 민간임대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재개발 시 임대주택 비율을 30%까지 높여 주택공급에 대한 신호를 통해 전세가격 오름세를 진정시키려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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