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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주총 시작…관전포인트 셋

  • 2020.03.19(목) 15:58

대부분 배당 늘리거나 유지해 주주친화 행보 눈길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 이사진 전문성 강화·새 먹거리 확대

대형 건설사들의 주주총회가 막을 올렸다.

건설사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에도 주요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대부분 예년과 동일하게 현장에서 '마스크 주총'을 열기로 했다.

19일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20일 삼성물산, 25일 HDC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 27일 GS건설과 대림산업 등이 줄줄이 주총을 개최한다.

현대건설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에서 '제7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현대건설

◇ 어려운 여건이지만 배당 곳간 열었다

건설업계 주총에서 눈에 띄는 것은 '주주친화' 행보다. 전자투표 방식을 도입하고 그동안 '짠물 배당'으로 지적돼 온 건설사들이 배당 곳간을 열었다.

현대건설은 이날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한국 예탁결제원 'K-eVote'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채택을 첫 도입했다. 그 결과 주총장엔 50~60명의 주주만 참석했다. 현대건설은 마스크 착용, 열 측정 등 방역과 함께 주주들이 세 칸 이상씩 떨어져 앉도록 했다.

아울러 2019년 결산 배당 규모를 보통주 600원, 우선주 650원으로 각각 100원씩 상향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6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삼성물산도 올해 주총부터 전자투표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다.

보통주 배당은 전년과 동일하게 2000원으로 책정했으나, 관계사 배당수익의 70%수준까지 재배당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280만주(3000억원 규모)는 소각한다.

GS건설도 2019년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3.2% 감소했으나 배당금은 유지키로 했다. 이 회사의 1주당 배당금은 1000원이다.

2018년 지주사 전환 이후 지난해 배당을 처음 실시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도 배당금을 1주당 500원으로 유지했다.

대림산업만 보통주 1300원, 우선주 1350원으로 작년 보다 400원씩 낮췄다. 이 회사는 당기순이익 증가에 따라 배당액을 꾸준히 늘려왔으나 경제 여건, 해외사업 영역 확장, 신규 법인 설립 등을 감안해 배당액 축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 이사진 전문성 강화…사외이사에 관료보다 전문가

사외이사 영입 트렌드도 바뀌는 모습이다. 대내외적으로 건설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관료 출신보다 기업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설, 금융, 법률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는 추세다.

현대건설은 사외이사로 김재준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와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교 교수를 후보에 올려 이번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김 교수는 한국 BIM(건설정보리모델링)학회 회장 등을 역임할 정도로 건설경영, 건설관리 및 시공 전문가로 꼽힌다. 홍 교수는 서울지방법원 판사 출신으로 공정거래·기업법무 분야 전문가다.

대우건설은 사외이사 자리에 금융전문가 비중을 줄이고 행정공무원 출신 후보자를 추가했다. 새로 추천한 후보는 문린곤 전 감사원 국장, 양명석 변호사, 장세진 인하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등 3명이다.

문 전 국장은 관료 출신이지만 감사원 건축사무관, 건설환경감사국 과장 등 건설행정 분야의 요직을 거쳤다. 양 변호사는 삼성물산 법무실장 등을 지낸 기업 법무 전문가다.

삼성물산은 회계 전문가인 제니스 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금융‧경제 전문가인 정병석 한양대 경제학부 특임교수,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 3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대림산업은 이충훈 법무법인 씨엠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이달 사내이사 임기가 돌아온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은 사내이사에서 물러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권인소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금융위 출신의 최규연 삼성카드 사외이사를 재신임하는 주총 안건을 올렸다.

◇ 신사업 진출 등 영역 확대 최대현안

이번 주총에서도 새로운 먹거리 확보가 현안으로 대두했다.

GS건설은 주총에서 신규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정관변경을 올릴 예정이다. ▲실내장식 및 내장목공사업 ▲조립식 욕실 및 욕실제품의 제조, 판매 및 보수 유지관리업 등을 정관에 신설하기로 했다.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모듈러 주택사업을 위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GS건설은 올해 초 국내 건설사 중에선 처음으로 유럽‧미국의 모듈러 업체 3곳을 동시에 인수하기도 했다

모듈러 주택이란 기본 골조, 현관문, 욕실 등 집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주택 부지에 '레고 블록'을 맞추듯 조립하는 식으로 짓는 주택이다.

대림산업은 사업부문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화사업부에 속해있던 필름 사업부문을 분할해 독립시키는 안건을 주총에 올리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화사업부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공정이 연결(중간재)돼 있는데 필름은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서(완제품) 파는 거라 시황이나 업종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고 내실을 확보하기 위해 분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림에프엔씨의 초대 대표이사는 김영호 석유화학사업부 상무이며, 주총에서 최종 승인되면 이달 31일 분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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