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가 건설업계를 뒤덮었다. 비상장 대형건설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엔지니어링과 SK건설 등은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외 사업장이 코로나로 인해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원가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주택과 도시개발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한화건설은 코로나 영향을 최소화하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이익 성장을 달성했다.
◇ 현대엔지‧SK건설, 코로나에 발목
해외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건설사들은 코로나19의 먹구름을 피하지 못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매출은 5% 증가한 1조6972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영업이익은 42.5% 줄어든 655억원에 머물렀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해외사업 비중이 높다보니 코로나19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며 "회계기준을 보수적으로 반영하고 있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SK건설도 다르지 않다. 올 들어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르게 선전하며 실적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3분기에는 뒷걸음질쳤다.
매출액은 8.3% 감소한 1조773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60.4% 급감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경쟁사에 비해 가장 컸을 뿐 아니라 순위도 가장 아래다.
SK건설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국내외에서 공기가 지연되는 사업장이 발생, 높아진 원가율을 반영했다"며 "추후 발주처와 협의 등을 통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승승장구하던 포스코건설도 3분기에는 숨고르기 하는 모습이다. 매출액은 7.3% 감소한 1조7226억원, 영업이익은 5.4% 줄어든 841억원을 기록했다.
◇ 돋보인 한화건설, 롯데건설 무난
한화건설은 3분기 작지만 강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은 4.1%(이하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8725억원으로 경쟁사 가운데 가장 적었고 영업이익도 5개 건설사 중 4위에 그쳤다. 다만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518억원으로 35.2% 성장했다. 특히 경쟁사들 대부분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을 맞았지만 한화건설은 이익 성장을 이뤘다. 해외 사업장 운영을 최소화하고 국내 주택과 도시개발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게 이익 성장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수원 컨벤션 MICE 복합단지 등 도시개발 사업을 비롯해 국내 주택사업도 미분양이 거의 없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며 "해외 사업장은 최소화해 운영하면서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매출액이 9.4% 감소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5.5%)한 674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는 주택 사업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며 이익이 주춤했지만 3분기에는 이를 다소 만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