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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책]비주택 리모델링?…실패 사례 반복할까

  • 2020.11.20(금) 08:40

공실 활용·비주택 리모델링 등으로 공급속도 당겼지만
비주택 용도변경 변수·평형 한계…3·4인 가구 수요 해소 어려워

이번 전세대책은 단기에 최대한 많은 물량의 주택을 공급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역력하다. 하지만 최근 전세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중산층 수준의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줄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논란은 지속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물량 확보가 수월한 공실 공공임대나 비주택을 활용해 주택 공급 시점은 앞당겼지만 그만큼 '살고 싶은 집'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아파트 공급이 적은 데다 비주택을 리모델링해 주택으로 공급하는 경우는 용도변경, 평형 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 공실 풀고 비주택 리모델링 '속도UP'

국토교통부가 19일 발표한 전세대책(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의 '단기공급 확대방안'에는 ▲공공임대 공실 공급(3만9100가구) ▲공공전세주택(1만8000가구) ▲비주택 리모델링 활용(1만3000가구) 등이 담겼다. 

이들 대책의 특징은 상대적으로 물량 확보가 수월한 공공임대나 준공이 빠른 다세대·비주택 등을 활용하는 만큼 내년 상반기 내 조속히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주택 공실의 경우 당장 다음 달 입주자 모집을 계획 중이다. 정부는 LH 등이 보유 중인 3개월 이상 공실인 공공임대주택을 '전세형'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현재 나온 공실은 현행 기준(소드요건 등)에 따라 우선 공급한 뒤 12월에 전세형 임대를 통합 모집한다. 입주 예정일은 내년 2월이다. 

월세로 운영하던 공적주택은 '공공 전세 주택'(~2022년 한시사업)을 도입해 전세로 공급한다. 

상가, 오피스 등 비주택 공실도 주거용으로 리모델링해 공급한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언택트 문화가 발달하면서 급증한 도심 내 비주택을 매입해 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공임대 매입 대상을 기존 5000가구에서 1만1000가구로 늘리고 준공·운영 중인 상가·오피스·숙박시설 외 건설 중인 건물의 용도전환, 설계변경 등을 통해 주거용 전환을 추진키로 했다. 민간참여형(2000가구)은 공공지원민간임대로 리모델링 시 주차장 증설 면제 등 규제 완화, 장기 저리 융자 지원 등을 적용키로 했다. 

진미윤 LH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공급 시점을 앞당기는 정책은 공급 부족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겠다는 하나의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실 임대는 비어있는 집을 활용하는거라 계획대로 공급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보통 공공이 다가구 등 주택을 매입할 때 2~3개월 걸리고 준공이나 리모델링 공사기간을 포함해도 6개월 내로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주택 리모델링 공급도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비주택 용도변경·평형 등 한계…'살고 싶은 집?' 

문제는 이렇게 공급되는 주택이 실수요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에 있다.

공실 임대의 경우 공실 배경을 밝히지 않았고, 매입 임대는 속도를 높이다가 날림 공사 등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공실 임대에 대해 "공실이 난 곳은 기반시설이 부족하거나 시세대비 높은 임대료 등의 문제가 있을 텐데 그에 대한 해결방안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비주택을 리모델링해 활용하는 방안도 여러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매입과 공사기간은 얼마 안 걸리겠지만 용도변경에서 시간이 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용도변경은 포괄적으론 가능하지만 부분적으로는 대상 단지의 조건에 따라 변수가 많다"며 "가령 상업지역에선 빌딩을 주거용으로 바꾸려 해도 주거비율이 정해져 있어서 전체를 다 주거용으로 바꿀 수 없고 주거지역 건물도 공동주택으로 바꾸려면 도로, 대지경계선 등에 일정 간격을 띄워야 하는 등 요건이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용도가 다른 건물을 주거용으로 바꾸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든다"며 "상업용 건물은 주거용 건물보다 내부 층고가 높고, 세대별로 화장실을 설치하고 바닥난방도 깔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유럽 등 주거복지 국가에서 비주거용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1~2인 가구에 제공하고 나머지는 커뮤니티 시설로 임대하는 방식으로 호응도가 높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1~2인 가구에 해당하는 것이고 최근 국내에서 실패 선례가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5월 서울시가 베네키아 동대문 호텔을 '숭인동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전환했는데 높은 임대료와 불필요한 서비스(비용) 때문에 당첨된 207가구 중 87%인 180가구가 계약을 취소한 바 있다. 해당 주택은 청년주택으로 리모델링했으나 내부 인테리어가 호텔과 거의 흡사해 주거 기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동훈 위원장은 "보통 상가나 오피스는 복도형이라 주거용으로 리모델링을 하면 원룸, 투룸 정도의 사이즈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3~4인 가구 이상의 평형을 조성하기는 한계가 있어 요즘 수요자들이 원하는 유형의 아파트 느낌은 안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진미윤 박사는 "저소득층은 월세비율이 높기 때문에 지금의 전세난은 저소득층보다 중산층이 겪고 있다"며 "중산층은 아파트 전세를 선호하는데 그 대체 수요에 걸맞진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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