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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주택)청약씨]가점에 울고 특공에 울고

  • 2021.02.19(금) 15:04

가점제는 청년, 특공 확대는 중장년층 불만 '되풀이'
공공중심 공급‧추첨 확대에 청약예‧부금 가입자 '발동동'

모든 국민을 만족시키는 정책은 없다. 하지만 지금의 청약제도는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제도로 비판받고 있다.

무주택 서민을 위한 청약 가점제는 젊은 층의 수요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특별공급 비중을 확대하자 이번에는 오랜 기간 집 없이 살았던 무주택 중장년층의 볼멘소리가 이어진다.

2.4대책에 담긴 공공분양 확대에 따른 청약제도 개선에도 지적이 나온다. 정부 정책과 부동산 경기에 따라 청약제도를 이리저리 바꾸며 쌓였던 부작용이 내 집 마련의 수요가 폭발한 현 시점에 터져버린 셈이다.

◇ 모든 세대가 청약제도에 불만

문재인 정부는 출범(2017년)과 함께 완화됐던 청약1순위 자격을 강화하고 청약 가점제 시행 지역도 확대했다. 여기에 전매제한 강화 등 분양시장에 대한 규제 장벽을 높여 투기수요의 청약시장 진입을 원천 차단했다.

오랜 기간 내 집 마련을 계획했던 청약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당첨 기회가 돌아가도록 하는데 주력했고, 분양 시장은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길수록,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가점이 높아 당첨 가능성이 커진다. 2030 혹은 40대 초중반이 돼도 청약 가점으로는 당첨권 진입이 어렵다.

직방 빅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청약 당첨 평균 가점은 전국 기준 47.4점, 서울은 58.4점 수준이었다. 올 들어서도 상대적으로 거주 수요가 적은 지역으로 평가 받는 경기 가평이나 의정부에서도 70점대에 이르는 고가점자가 나오는 등 당첨 가점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관련기사☞[집잇슈]의정부에서 '75점짜리 청약통장' 쓴 이유, '가평에도 청약통장 몰린다'…가평자이 vs e편한세상 가평퍼스트원

정부는 젊은 층의 청약 당첨 기회를 넓히기 위해 특별공급 물량을 확대했다. 특히 신혼부부들을 위해 특공 물량 비중을 기존의 두 배인 20%로 확대하고, 민영주택 분양에도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도입했다. 여기에는 사회적 문제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함께 담겨있다.

최근에는 더 많은 신혼부부들이 특별공급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소득기준도 완화했다. 이를 통해 전체 신혼부부의 92% 정도가 특공 기회를 부여받는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이는 또다시 무주택 중장년층의 불만을 샀다. 가뜩이나 당첨 경쟁이 치열한데 특공 비중을 높이면 일반공급 물량이 줄어 당첨 바늘구멍 뚫기가 더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은 27.4대 1, 서울은 77대 1을 기록(직방 빅데이터랩)했다.

그렇다고 신혼부부 등 청년층이 마냥 웃을수 있는 것도 아니다. 특공 물량은 이전보다 늘었지만 일반분양 물량의 20%에 불과할 뿐이다. 가점제로는 당첨이 사실상 불가능해 20%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소득 기준 완화로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지난해 하반기 서울 주요 단지 신혼부부 특별공급 평균 청약 경쟁률 196.9대 1을 기록, 일반청약을 크게 웃돌았다. 19일 개정된 신혼특공 소득기준 완화가 적용되면 경쟁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가점제가 유리한 중장년 무주택자도, 특공으로 기회가 늘어난 신혼부부 등 청년층 그 누구도 지금의 청약제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물량은 한정돼 있는데 반해 수요는 넘쳐나는 상황이라 어느 계층도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시장에서는 청약 제도 개편이 근본적인 처방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청약 예‧부금은 어떡하라고

공공 주도로 서울 도심을 개발해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2.4대책을 발표한 후에도 이같은 문제는 되풀이 되고 있다.

국토부는 2.4대책으로 공급되는 주택 대다수를 공공분양으로 공급할 계획인 만큼, 이에 한해서는 공공분양 내 일반공급 비중을 높이고 일반공급 중에서도 추첨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번엔 청약예‧부금 가입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청약통장은 ▲국민주택을 공급받기 위한 청약저축 ▲민영주택과 민간건설 중형국민주택을 분양받기 위한 청약예금 ▲전용 85㎡ 이하의 민영주택과 민간건설 중형국민주택을 분양받기 위한 청약부금 이를 모두 포함해 ▲민영과 공공주택 모두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2009년 출시)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청약저축 가입자는 통장을 청약예금으로 전환해도 청약저축 가입기간 등을 그대로 인정받아 사용할 수 있다. 국민주택을 분양받기 위한 통장이었지만 민영주택 공급이 더 많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반면 청약예금과 청약부금은 청약저축이나 청약종합저축으로의 전환이 불가능하다. 민영주택 분양을 위한 통장이었기에 국민주택(공공주택)에는 사용을 못하는 것이다.

2.4대책으로 도심내 공공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해도 청약예금과 부금 가입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약예‧부금 가입자는 122만4387명(예금 104만6885명, 부금 17만7502명)에 달한다.

비판이 커지자 국토부는 청약통장 종류에 따라 기회가 축소되지 않는 방안도 개선사항에 담을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용 85㎡ 이하 공급물량은 당초 민영주택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있던 물량을 공공이 참여해 신속하게 공급되는 특수성을 감안, 보유하고 있는 청약통장에 따라 청약기회가 부당하게 축소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세부 시행방안은 추후 청약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청약예‧부금 가입자에게도 기회를 주려면 이들의 납입금액과 횟수 등을 인정해줘야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 경우 청약저축이나 종합저축 가입자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쪽을 배려하면 다른 한쪽서 불만을 터트리는 상황만 되풀이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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