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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살고 싶고 아파트는 어렵고…"대안주거 늘려야"

  • 2021.06.15(화) 15:43

'포스트 코로나시대, 주거의 미래' 세미나
수도권 대안주거, 전체 24%…"집값안정 기여"
1·2인 가구 등 주거수요 대응, 규제 풀어야

도심거주 수요, 급변하는 주거환경 등에 대응하기 위해선 '대안주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갈수록 아파트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1·2인 가구는 증가하고 코로나19 등에 따라 주거환경이 변하면서 오피스텔 등 대안주거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대안주거와 관련된 낡은 규제를 손보고 주택의 의미를 '거처' 단위로 바꿔 다양한 주거 형태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한국부동산개발협회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포스트 코로나시대, 수요자 맞춤형 대안주거의 역할과 미래'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이 '대안주거의 공급 및 시장안정 효과'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채신화 기자

'대안주거'가 필요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한국부동산개발협회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포스트 코로나시대, 수요자 맞춤형 대안주거의 역할과 미래'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대안주거란 새로운 생활양식의 출현에 따라 기존 주택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다양한 유형의 주거수요를 포괄하기 위해 나타난 거처로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생활숙박시설, 기숙사 등을 말한다.

건산연이 건축물대장, 부동산114 자료 등을 통해 지난 2005년부터 수도권 대안주거 공급량을 집계한 결과 △오피스텔 41만5000가구 △도시형생활주택 37만3000가구 △생활숙박시설 2만1000가구 △기숙사 1만6000가구 등 총 82만5000가구였다. 이는 같은 기간 공급된 주택 공급량의 24% 수준이다.

건산연은 대안주거의 공급이 주택가격 안정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대안주거 공급이 임차시장 및 주택가격 안정에 기여했다"며 "특히 대안주거 공급량이 늘어날수록 주택전세지수가 줄어드는 상반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태희 건산연 부연구위원도 "대안주거가 도심 거처 공급과 가격 안정 효과, 1~2인 청년가구의 주거 질 향상, 새롭게 등장한 다양한 주거수요 충족 등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등 주거환경 변화에 따라 향후 대안주거 필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봤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2015년 1월 대비해서 주택 매매가격은 1.9배, 전세가격은 2.1배 정도 상승했다"며 "주택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고 사람들은 도심에서 활동하고 싶어한다"며 대안주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태희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공간이용 트렌드가 급변하고 과거에 없던 새로운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며 "특히 교통편리성 선호가 높은 청년세대의 도심 거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45년엔 총가구수 대비 1~2인 가구수가 72%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현재 부동산 정책이 주로 고려하는 대상은 부부와 자녀가 사는 아파트에 머무르고 있다"며 "1~2인 가구에 대한 주택정책, 주거정책을 고려하고 시대 변화에 맞게 제도를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건설산업연구원

공급하려면 '거꾸로 가는 규제' 풀어야

연구원들은 도심 내 충분한 주택공급을 위해선 대안주거와 관련된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태희 부연구위원은 "현재 도시계획, 세제 금융, 분양가 등의 규제가 공급을 억제하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존 호텔은 주거시설로 용도변경을 지원하면서 이미 주거용도로도 활용하고 있는 생활숙박시설은 주거용도를 불허하는 등 거꾸로 가는 정책은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오피스텔의 발코니 규제,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 거주 기간 등 현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는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심의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에 대해서는 용도 혼합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고밀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서울시 일반 상업지의 조례상 기준 용적률이 800%이지만 서울 상업지역 내 건축물의 63.7%가 용적률 300% 이하고 2015년 이후 개발된 건축물의 평균 용적률은 여전히 600%를 하회한다"며 추가적인 고밀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또 서울시가 상업지역 내 주거용 기본 용적률을 400%로 제한하고, 연면적 30% 이상의 비주거용 의무비율을 두는 것에 대해 "도심 안쪽의 비주거용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현 시대와 맞지 않는 규제"라고 지적했다. 

계층·자산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으로는 '공급 확대'를 제시하며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부동산은 가장 큰 자산이자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에 정책을 단기적으로 계획할 것이 아니라 라이프사이클을 검토해서 장기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주택법상 주택을 대안주택이나 단독·다가구도 포괄할 수 있는 '거처' 단위로 개념을 바꿔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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