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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에 치이고 전셋값에 또 치이고

  • 2021.07.31(토) 06:30

[집값 톡톡]전셋값→집값 상승 악순환
서울·수도권·지방까지 전셋값 상승 확산
집값은 '고점 예고(?)' 무색한 과열 양상

더이상 밀려날 곳도 없습니다. 전셋값 상승세가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번지면서 전국적으로 불장인데요. 재건축 2년 실거주 규제 폐지로 전세 매물이 일부 나오면서 숨통이 좀 트일까 했지만 열기를 식히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매매 시장도 뜨겁긴 마찬가지입니다. 치솟을대로 치솟은 집값에 서울 진입이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외곽이나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에 몰리면서 '집값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정부가 수차례 '고점'을 경고하고 있지만 기대 심리가 꺾이질 않으면서 '고점 위에 고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수도권→ 지방…'전셋값 안 내리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22%로 전주(0.2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습니다. 서울은 0.16%로 전주(0.15%)보다 상승폭이 커졌는데요. 임대차3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 첫째 주 상승률(0.17%)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지난 12일 재건축 2년 실거주의무 규제가 백지화되면서 강남 은마아파트, 마포 성산시영아파트 등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전세 매물이 속속 나왔습니다. 하지만 물량이 많거나 가격이 크게 조정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부동산원은 분석했습니다. 

오히려 학군이나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는 지속됐습니다.

강북에선 학군이 양호한 중계·상계·월계동 대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노원구의 상승률이 0.23%로 가장 높았고요. 강남에선 서초구(0.23)가 정비사업 이주수요 있는 방배·잠원·반포동 위주로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이 외 지역에선 학군수요가 있는 목동 위주로 양천구(0.29%)의 상승률이 두드러졌습니다.

수도권 전셋값도 만만치 않습니다.

7월 넷째주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률은 0.28%로 전주(0.25%) 대비 0.03%포인트 올랐는데요. 이는 지난 2015년 4월 셋째 주(0.30%) 이후 6년3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특히 경기도의 상승률이 0.35%로 전주(0.29%)보다 확대된 가운데 시흥시(0.82%), 군포시(0.65%), 평택시(0.62%) 등이 크게 뛰었습니다. 시흥시는 정왕동 중소형과 배곧신도시 위주로, 군포시는 산본신도시와 금정동 구축 위주로, 평택시는 상대적 저가 인식이 있는 안중읍·지산동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습니다. 

지방도 심상치 않습니다. 전주 대비해서 대전은 0.27%→0.29%, 부산은 0.13%→0.19%, 울산은 0.18%→0.26%, 강원은 0.09%→0.14%, 제주는 0.40%→0.50% 등으로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그야말로 전셋값이 안 오른 곳을 찾기가 힘들 지경입니다. 더 밀려날 곳도 없는데 말이죠.

 '상투는 무슨'…훨훨 나는 노·도·강 

집값도 여전히 불장입니다. 

7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8%로 전주(0.19%)보다 소폭 축소됐는데요. 상승폭이 17주 만에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강북권의 상승률이 두드러집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집값이 강세인데요. 이번주 집값 상승률은 노원구가 0.35%로 가장 높았고요. 도봉구 0.26%, 중랑 0.19%, 강북 0.17% 등 수준입니다.

실제로 노도강 지역에서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노원구 상계동 주공6단지(전용면적 58㎡)가 9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올 초만 해도 같은 평형이 1월에 7억63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18%나 오른 셈이죠.

수도권 매매가격 상승률도 0.36%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였던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는데요. 그 중 경기도 군포시(0.89%), 안성시(0.85%), 안양 동안구(0.80%), 안산 단원구(0.75%) 등 저가 매수가 가능하거나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지역의 상승세가 높았습니다.

서울 외곽에서도, 경기도에서도 '집값 키맞추기'를 하면서 너나할것 없이 가격이 오르는 모습인데요. 

지난 2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국민담화에서 "올해 하반기 조기 청약이 이뤄진다는 점, 전문가들의 고점 인식, 금리 인상과 유동성 관리 가능성 등 대내외적 환경 등을 판단해볼 때 주택가격은 일정 부분 조정의 여지가 있다"며 추격 매수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시장에선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고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6주 연속 100을 넘기고 있어 사려는 수요가 더 많은 상태입니다. 수도권(111.6)도 마찬가지이고요. 이에 '고점 위에 고점'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전셋값이 상당히 오르면서 집값도 연동해서 강세를 보이자 기대심리가 작용해 서둘러 내집 장만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3기 신도시 사전청약 공급 등은 바로 공급(입주)되지 않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규제 완화 기대감도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가격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며 "실수요자들이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중에서 교통망 호재가 있거나 중저가 아파트로 꾸준히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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