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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사전청약, 무주택자 족쇄될까 파티될까

  • 2021.08.25(수) 16:43

사전청약, 민간시행으로 8.7만가구 공급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 다른 청약 불가 '족쇄'
신혼 비중 줄고 일반공급·중대형평형 확대 기대

올 하반기부터 공공택지 내 민간 시행아파트도 사전청약으로 공급하기로 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 아파트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데다 일반공급 비율과 중대형평형 가구가 늘어난다는 점도 매력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는 다른 청약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에선 '족쇄'로 작용해 수요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민간 사전청약, 당첨되면 발 묶인다?

국토교통부는 올 하반기부터 2024년까지 공공택지 내 민간시행 사업으로 총 8만7000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전청약을 민간건설사 분양 물량에 적용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지금까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시행하는 공공분양 주택에만 적용해 왔다. 

민간 시행자가 LH 등 택지조성 사업자로부터 공공택지를 공급받은 후 해당 부지에 주택을 건설·공급하는 방식이다. 민간 시행사가 택지를 공급받은 후 건축설계안이 마련되면 사전청약이 가능하도록 해 청약시점이 약 2~3년 앞당겨질 수 있게 됐다. 

민간 사전청약은 당첨자의 청약자격이 유지된다는 점이 기존 사전청약(공공 사전청약)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존 사전청약은 사전청약에 당첨돼도 다른 단지의 청약을 할 수 있었다. 반면 민간청약은 당첨자의 경우 '청약통장을 썼다'고 보기 때문에 다른 사전청약이나 본청약 모두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 사전청약 당첨자는 시행자와 별도의 사전 공급계약을 체결(일종의 매매예약 형태)한다. 다만 당첨자 지위는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고 지위를 포기하면 청약통장이 부활해 다른 단지의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공공 사전청약은 수분양자들의 자유의사 권리를 존중하지만 민간 사전청약은 민간 업체의 경영 및 분양안정성을 고려해야 된다"며 "수시로 사전청약을 하고 포기하는 물량이 생기면 민간 업체의 분양계획이나 경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통상 사전청약 후 본청약까지 2~3년 걸리는데 사전청약 당첨자는 그 기간 속수무책으로 기다려야 한다. 사전청약 당첨이 일종의 '족쇄'로 작용하는 셈이라 '일단 넣고보자' 청약은 더이상 불가능해진다. .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사전청약은 무주택자의 청약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중복 청약할 수 있게 한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 이 부분이 제한되면 반발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당첨되면 발이 묶이기 때문에 당첨이 돼도 기다릴 수 있는 입지 좋은 지역 등 특정지역에 쏠림 현상이 강해지면서 청약 양극화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사전청약이 2~4차가 남았는데도 매수심리 안정 효과가 제한적인데 여기에 사전청약 당첨자에게 족쇄까지 씌운다면 효과가 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혼부부 쏠림' 완화, 중장년층 기회 올까?

수요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점은 매력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선 민간 시행인 만큼 다양한 브랜드 아파트로 선보일 수 있게 된다. 공공분양의 경우 단지명에 LH나 정책명이 들어가기도 한다. 마감재 등에서도 질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신혼부부 쏠림' 현상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 공공택지 내 공공분양 물량은 85%가 특별공급이고 일반은 15% 뿐이다. 특별공급 중에서도 신혼부부(30%), 생애최초(25%) 등 신혼부부 대상 물량이 55%에 달해 사전청약 물량을 특정 계층에 몰아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중장년층이나 미혼 가구 등은 '역차별'을 호소했다. 

반면 새로 도입되는 민간 사전청약은 일반공급 비율을 42%까지 확대했다. 특별공급에선 신혼부부(20%), 생애최초(15%) 등 35%로 줄었다. 

수요가 높은 중대형 평형 가구도 늘어날 전망이다. 

공공분양은 소형 평형 위주로 공급되기 때문에 1차 사전청약 때도 전용 84㎡ 물량에 수요가 대폭 몰린 바 있다. 인천계양 전용 84㎡는 무려 24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국토부는 민간 사전청약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60㎡ 이상 중대형 평형을 기존 사전청약보다 많이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공공분양은 전용면적 84㎡ 이상 평형 비중이 4.2%인데 비해 민간시행 분양은 16.3%로 3배 이상 높았다. 반면 전용 60㎡ 미만 평형 비중은 공공분양이 33.7%, 민간시행 분양이 10.2%를 차지한다. 

대신 수요가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는 데다 분양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청약 대기자들의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수민 위원은 "공공 사전청약은 그대로 가되 민간을 추가하겠다는 것이어서 신혼부부는 오히려 경쟁률이 떨어질 수 있지만 민간 사전청약엔 대기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중대형평형 가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지만 그만큼 분양가가 높아진다는 게 문제"라며 "대출 규제가 심한 가운데 최근 은행들이 대출을 중단·축소하고 있는데 주로 실수요자 위주인 사전청약자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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