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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부동산 실패, 공급만 문제였을까

  • 2022.02.16(수) 06:05

문재인 대통령 "공급 확대 서둘렀어야 했는데 아쉬움"
대선후보도 '공급' 강조…'공급 폭탄' 부작용 우려도

주택 공급의 대규모 확대를 더 일찍 서둘렀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 문재인 대통령

부동산 정책은 현 정부의 가장 아픈 대목으로 꼽힙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연합뉴스 및 세계 7대 통신사 서면 인터뷰에서 "임기 내내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 대통령 임기동안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84%가량 올랐습니다. 서울 110%, 경기 86% 등 곳곳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솟아올랐죠.

같은 기간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등 정부가 걷어들인 자산세는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관련 국세 수입은 68조1000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8조1000억원보다 2.4배나 늘어난 규모입니다. 여러모로 국민들의 부담만 커진 셈입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문재인 정부는 최근 이런 부동산 문제가 다음 정부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택 공급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문 대통령 역시 "부동산 가격은 최근 확실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며 "주택 공급은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사전청약도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최근 유독 '주택 공급' 정책을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임기 내내 투기 수요를 잡겠다며 규제 일변도 정책을 내놨다가 뒤늦게 공급 확대로 정책 노선을 바꿨기 때문일 텐데요. 특히 최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점을 주택 공급확대 기조와 엮어 내세우고 있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정부가 지난해 2월 4일에 내놨던 '공공주도 3080+' 정책(2·4대책) 발표 1년을 맞아 '성과'를 열거하며 자화자찬하기도 했습니다. 2·4대책은 서울과 수도권, 지방 대도시 등에 2025년까지 공공 주도로 신규 주택 83만여 가구를 공급한다는 정책인데요. 지난 1년간 목표 물량의 60%가 넘는 후보지를 발굴하는 등 프로젝트가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선 후보들 역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주요 원인으로 '공급 부족'을 가장 먼저 꼽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 합동 초청 토론회에서 "(현 정부는) 지나치게 공급을 억제한 측면이 있다"며 "대대적인 공급 정책을 먼저 시행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집을 구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제도들을 제거하겠다"며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물론 이번 정부가 투기 수요를 잡는데 몰두하느라 주택 공급에 소홀히 한 점은 실책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집값 급등을 부추긴 게 과연 주택 공급을 덜 해서일뿐일까요. 그렇다면 차기 정부는 공급을 늘리기만 하면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할까요.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정부의 불확실한 정책 기조가 근본적인 문제였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한 민간연구소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광범위하고 잦은 개입'을 꼽아 눈길을 끌었는데요. 문재인 정부는 임기내 부동산 대책을 26번이나 내놨습니다. 이런 무리한 개입이 시장의 혼란을 일으켰다는 지적입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1일 열린 '차기 정부의 건설·주택 정책' 세미나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 "시장을 고려하지 않은 종합대책을 매년 2~3차례 발표했지만,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 지역이나 상승폭이 확대되는 등 정책 부작용 확대와 정책 신뢰 저하로 이어졌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또 "현재 주택시장은 주거비 부담 증가와 자산 격차 확대, 수급 불일치 문제가 심각하다"며 "문제의 원인은 저금리로 자산버블 환경과 시장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 정책실패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제공.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공급 부족'으로 한정하니 해결책도 '공급' 위주로만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대규모 공급이 훗날 되레 큰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경영과 교수)은 "정부나 대선후보들이 언급하는 것처럼 '공급 폭탄'을 하게 되면 부동산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부동산 시장은 너무 급격하게 상승해도 부작용이 있지만 급격하게 떨어져도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주택 수요를 예측해서 그에 맞는 로드맵에 따라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며 "이런 '예측 가능한' 정책으로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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