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를 외치던 새 정부가 최근에는 신중론을 더욱 강조하고 있죠. 시장은 혼란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집값 역시 오르락내리락 방향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고요.
지난주 서울 집값은 오랜만에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주목받았는데요. 한 주 만에 다시 보합세로 돌아섰습니다. 집값 상방·하방 요인이 혼재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건데요. 앞으로 이런 혼조 분위기가 지속할 거라는 전망입니다.
서울 한 주만에 보합세…'숨 고르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1% 떨어지며 5주 만에 하락 전환했습니다. 수도권(-0.02%)과 지방(-0.01%) 역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서울의 경우 전주에는 15주 만에 상승세를 나타내며 주목받았는데요. 한 주 만에 보합(0%)을 기록하며 숨 고르기에 나섰습니다.
최근 서울 집값 반등을 이끌었던 서초구와 용산구 아파트값도 상승 폭이 다소 완화했습니다. 서초구(0.04%)의 경우 반포동 한강변 신축 아파트로 위주로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상승 폭은 전주(0.05%) 보다 줄었고요.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의 호재로 기대감이 높아진 용산구는 전주(0.04%)와 동일한 상승 폭을 유지했습니다.
지난주에는 집값이 다시 상승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바 있는데요. 한 주 만에 분위기가 가라앉은 모습입니다.
'선행 지표' 경매 낙찰가율 반등…혼조세 지속
지금 시장에는 집값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는데요. 일단 이번 주 집값이 주춤한 것은 전 세계적인 긴축 흐름에 더해 다주택자들이 일부 매물을 시장이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부동산원은 "미국 금리인상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예고 등으로 매물이 증가하고 관망세도 지속하는 가운데 서울 전체가 보합 전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관련 기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대출규제는요?'(5월 9일)
여기에 더해 새 정부는 최근 지속해 규제 완화 '속도조절론'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원희룡 장관 후보자와 호흡을 맞춰 속도 조절을 하기로 했다"고 언급하며 다시 한번 신중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반면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와 서울 강남권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여전하고요. 새 정부가 향후 대출 규제 완화 등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할 거란 전망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속도가 늦춰질 수 있어도 결국에는 규제 완화 흐름이 이어질 거란 기대감인데요.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집값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5.1%로 전월 대비 8.8% 포인트 올랐습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 119.9%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가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하락한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 2~3월에는 100%를 밑돌기도 했는데요. 이후 지난달에 6개월 만에 반등한 겁니다.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시세의 선행지표로 인식되곤 합니다. 이에 따라 다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낙찰가율 상승은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혼조세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주 인수위 국정 과제가 발표되고 이번 주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당분간 매매 가격은 중과세 완화에 따른 다주택자의 차익 실현 매물 증가로 지역에 따라 혼조된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