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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아파트 '선당후곰이'들은 어떻게 됐을까?

  • 2022.07.08(금) 06:30

선당후곰 성공한 '청약 영끌러'들 '불안'
DSR 규제 강화·금리 인상에 입주 가능할까
전세수요도 부족…"분양가보단 안떨어질듯"

한때 '묻지마 청약'에 당첨된 '선당후곰이(일단 주택 청약에 당첨된 후 분양가 마련 등을 고민하는 사람들)'는 어떻게 됐을까요? 

분양가 규제 완화, 자잿값 인상 등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보듯 뻔한 상황인 만큼 앞서 청약을 받은 사람이 '승자'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영끌'해서 청약한 사람의 경우는 좀 다른듯 합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전세 수요까지 줄어 임대로 돌리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인데요. 과연 이들은 무사히 입주할 수 있을까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선당후곰,곰,곰…

최근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엔 분양가 마련에 부담을 느낀 '청약 영끌러'들의 고민섞인 글들이 자주 눈에 띄고 있습니다.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선당후곰' 열풍에 올라타서 운좋게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는데 이후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잔금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청약 시장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2020~2021년만 해도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자 주택 수요자들이 청약 시장에 몰렸습니다. 분양가상한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 등으로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했거든요.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면서 '로또 청약' 수요가 높아졌고 서울을 중심으로 '청약 불패'가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주택 청약저축종합통장(청약통장) 가입자가 한 달 평균 10만명대에 육박할 정도였죠.

청약 시장에선 '선당후곰', '묻지마청약' 등이 성행했고요. 주요 단지들은 무려 네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대표적인 곳이 지난해 6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원베일리'입니다. 이곳은 당첨만 되면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면서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평균 161대 1, 최고 18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역대 최고가인 3.3㎡(1평)당 5653만원으로 가장 작은 46㎡도 중도금 대출 마지노선인 '9억원'을 넘었는데요. 그럼에도 '일단 당첨만 되자'는 분위기였습니다. 

당첨만 되면 사돈에 팔촌까지 돈을 빌려서 낸 다음 시세차익으로 갚는다든지, 신용대출이나 2금융권 대출을 끌어쓰려는 움직임도 당시 포착됐었고요.

'선당후곰' 분위기는 서울에서 수도권, 지방 주요 지역까지 퍼지더니 나중엔 오피스텔부터 도시형생활주택, 지식산업센터, 생활형숙박시설 등 비주택 시장까지도 번졌는데요.

지난해 말부터 열기가 확 꺾였습니다.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안팎으로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매수 수요가 줄어든 탓인데요. 청약 불패였던 서울에서조차 지난 2월까지만 해도 47가구에 그쳤던 미분양 주택이 3월 180가구, 4월 360가구, 5월 688가구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러자 수분양자들도 동요하기 시작했습니다. 

생활형숙박시설, 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 수분양자들은 '무피'(프리미엄 없는 원래의 분양가격)로 매물을 던지고 있고요. 아파트 수분양자들은 생각보다 잔금 마련이 어려워져 '선당'은 성공했지만 '후곰'이 길어지는 모습입니다.  
잔금 마련 아득…"영끌매수의 시대 끝"

특히 '청약 영끌족'들의 고민이 깊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당첨 직후 계약금과 중도금 일부만 현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신용대출을 받거나, 일단 연체한 다음 주택담보대출로 돌리는 식으로 분양 대금을 마련하려 했는데요.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매수 심리 하락, 전세 수요 감소 등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이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모습입니다. 

올해부터 잔금 대출 시 강화된 DSR 규제가 적용되는데요. 이달부터는 계약자의 총 대출액이 1억원을 넘을 경우 원리금이 연간 소득의 40%를 초과하면 대출이 나오지 않습니다. 신용대출 등 이미 다른 대출이 있거나 소득이 낮으면 대출 가능 금액이 대폭 줄어드는 구조인데요.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건설업체 500여곳을 대상으로 5월 전국 아파트 미입주 사유를 조사한 결과 '잔금대출 미확보' 응답이 40.7%로 가장 많았습니다. 10명 중 4명은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셈이죠.  

점점 불어나는 이자도 공포입니다.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와중에 집값은 하향 조정 추세라 기대했던 만큼의 시세차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두고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밑 빠진 독(아파트)에 물(이자) 붓는 느낌'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는데요. 

그렇다고 전세로 돌리자니 그동안 분양받은 상한제 적용 아파트의 경우 실거주 의무(내년부터 폐지)가 있고요. 전세로 돌릴 수 있다고 해도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 수요가 줄면서 원하는 가격에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도 어렵습니다.▷관련기사:[집잇슈]8월 전세대란 없다지만 이젠 '월세' 걱정(7월6일) 

최악의 경우 수분양자가 잔금을 연체하다가 결국 입주하지도 못하고 새 아파트를 경매에 넘기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는데요. 

물론 이는 극단적 경우이긴 합니다. 향후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 데다 아무리 집값이 조정된다고 한들 분양가 아래로 가격이 떨어지긴 어렵다는 점에선 결국 최후에 웃는 건 '선당후곰'이들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다만 청약 시장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바뀌고 있는 만큼 '영끌 청약'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현재 집값이 조정되는 시점이라 영끌해서 청약했다면 빨리 팔거나 전셋값을 올려서 부담을 낮춰야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금리, 분양가 모두 오를 전망이라 분양 아파트도 주변 시세와 비교했을 때 메리트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고민해보고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과거엔 집값이 폭등하다 보니까 주택 청약이 투자 상품으로 변질되면서 묻지마 청약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금리 인상 등 거시 환경이 많이 변해서 섣불리 청약했다가 나중에 잔금을 치르지 못해 소중한 청약 기회를 잃게 될 수 있다"며 "영끌 매수는 지양하고 기회비용을 잘 따져본 뒤 신중히 청약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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