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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유찰·컨소시엄 재등장…식어가는 정비사업 수주전

  • 2022.09.08(목) 06:30

흑석2 시공사 단독입찰로 유찰, 방배신동아는?
'출혈경쟁' 옛말…용두1-6은 컨소시엄 수주
노후아파트 증가·경기침체 등에 '선별주수'

최근 정비사업 수주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한때는 '출혈 경쟁'도 마다않고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섰던 시공사들이 한층 신중해졌다. 

재건축·리모델링 등 연한이 도래한 노후 아파트들이 많은 가운데 자잿값 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자 '선별 수주'에 나서는 추세다.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도 단독 입찰로 인한 유찰이 나오고 컨소시엄 수주가 부활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경쟁 안해요~' 단독입찰하거나 컨소시엄으로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공사 선정을 진행한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이 유찰되거나 한때 조합들이 꺼렸던 컨소시엄 입찰 등이 부활하고 있다.

동작구 흑석2구역 재개발도 지난 5일 재입찰을 진행했으나 또다시 삼성물산이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곳은 지하 7층~지상 최고 49층, 1216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흑석뉴타운 핵심 입지에 한강 조망까지 가능하다. 

아울러 공공재개발로 추진하는 만큼 민간 재개발보다 용적률과 층수 제한이 완화되고 분양가 상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이같은 강점에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의 적극적인 쟁탈전이 예상됐으나 1,2차 입찰 모두 삼성물산만 단독 입찰했다. 

내달 4일 시공사 입찰 마감을 앞두고 있는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도 단독 입찰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배신동아는 지하 3층~지상 35층, 843가구 규모로 재건축되며 지하철 2호선 방배역 역세권으로 시공사들의 눈길을 받아 왔다. 

지난달 2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15개의 건설사가 참여한 가운데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이 최종 입찰 의향을 보였으나, 최근 현대건설은 발을 뺀 상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방배신동아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용두1-6구역은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한신공영·남광토건도 입찰에 참여하며 경쟁 입찰이 성립됐지만 '알짜 사업'을 공동 수주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공공재개발 사업으로 진행되는 용두1-6구역은 청량리역 역세권에 위치하며 지하 8층~지상 61층의 초고층 아파트 999가구와 오피스텔 85실 등을 조성한다. 공사비도 3.3㎡(1평)당 922만5000원으로 역대 신축 아파트 공사비 가운데 가장 높게 책정했다. 

자잿값 상승·경기 위축에…'출혈 경쟁' 옛말

이처럼 건설사들이 수주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건 '출혈 경쟁'도 마다 않던 2~3년 전과 비교하면 영 딴판이다. 

지난 2019년만 해도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 대형 건설사들이 과도한 수주 경쟁을 벌여 검찰 수사까지 이어진 바 있다.

부동산 상승기에 정비사업에 거는 기대가 커지자 정비사업 조합들의 기세도 등등해졌고, 시공사들은 입찰 조건인 '단독 시공'에 맞추기 위해 수천억~수조원의 대규모 사업장에도 단독으로 입찰했다. 

2020년 공사비가 2조원에 달하는 한남3구역(5810가구)은 현대건설이, 4116가구로 조성하는 은평구 갈현1구역은 롯데건설이 각각 단독 수주했다. 지난해엔 다소 공사가 까다로운 리모델링 사업 강동구 고덕아남(928가구·삼성물산) 등에서 단독 수주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시공사들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원자잿값 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라 사업성이나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선별'해 도전하는 추세다. 특히 재건축 및 리모델링 연한이 도래한 노후 아파트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울 것 없다'는 모습도 포착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이나 1기 신도시 등 수도권에서 1980~1990년대 지어진 아파트들의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고 있다"며 "재건축 및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많아지니 굳이 경쟁적으로 먹거리를 찾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 건설사들도 선별 수주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GS건설) △방배6구역 재건축(삼성물산) △불광5구역 재개발(GS건설) △이촌코오롱 리모델링(삼성물산) 등 경쟁 입찰 없이 시공사를 확정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이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9~10월엔 서울에서 △용산구 한남2구역(1537가구) △광진구 중곡1단지(331가구·공공재건축) △강북구 강북5구역(688가구·공공재개발) 등이 시공사 입찰 마감을 앞두고 있다. 

※바로잡습니다. 10월4일 진행할 예정인 서울 서초구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입찰을 '9월4일 마감했다'고 기술한 내용을 정정합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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