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시장이 매주 하락 폭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이미 '역대급' 하락세를 기록한 바 있는데요. 한 주 만에 낙폭이 더 커졌습니다.
문제는 아직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국은행이 최근 다시 빅스텝을 밟았는데요. 한은 총재는 집값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빚을 낸 국민들이 고통스러울 거라는 언급도 덧붙였고요.
서울·수도권·지방, 일제히 하락 폭 확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3% 하락했습니다. 이미 전주(-0.2%)에 부동산원이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는데, 하락 폭이 더욱 확대하며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수도권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0.28%를 기록하며 또 한 번 '최대 폭'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방 아파트값도 -0.17%로 전주보다 낙폭이 더욱 커졌습니다. 지방의 경우 앞서 정부가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해제했지만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 분위기입니다.
서울도 예외 없이 낙폭이 확대했습니다. 전주 -0.2%에서 이주 -0.22%로 하락 폭이 커졌는데요. 이는 지난 2012년 8월 이후 10년 만에 최대 낙폭입니다.
서울에서도 외곽 지역 아파트값은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도봉구와 노원구가 나란히 -0.40%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낙폭이 더욱 커졌습니다. 강남권의 송파구 역시 -0.31%로 매주 하락 폭을 키워가고 있고요.
부동산원은 "지속적으로 매물 가격 하향 조정이 진행 중"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하락 우려로 매수 문의가 감소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은, 추가 금리 인상 예고…"빚낸 국민 고통"
부동산원의 설명대로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자취를 감춘 분위기입니다.
지난 7월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643건에 그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죠. 8월에도 673건으로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고, 9월의 경우 438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 신고 기한(이달 말)이 남아있긴 하지만 역대급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와중에 한국은행은 또 한 번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았습니다. 이번 부동산원 아파트 매매가격 조사는 한은이 이번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전에 이뤄진 건데요. 앞으로 거래 빙하기가 계속되는 것은 물론 집값 하락 폭도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집값이 더 떨어질 거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그는 지난 12일 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빚을 낸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거시(경제) 전체로 봐서는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며 빅스텝 단행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기도 했고요.
한은은 특히 다음 달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머지않아 연 8%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기사: '금리 앞에 장사 없다' 집값 조정 더 가팔라진다(10월 12일)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가뜩이나 냉각된 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되는 분위기"라며 "저금리를 활용해 주택에 투자한 2030 세대들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