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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부동산]규제 해제 효과라고? 부산에 청약자들 왜 몰렸나

  • 2022.10.20(목) 09:46

부산 양정자이더샵SK뷰 청약 경쟁률 '58.9대 1'
입지 좋고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도 영향
금리 부담 여전…시장 회복 판단 '이르다'

전국이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는 요즘 분위기에도 3만명이 넘게 청약한 단지가 있습니다. 부산 '양정자이더샵SK뷰' 인데요. 평균 경쟁률이 59대 1에 달했고, 국민 평형인 전용 84㎡에서는 최고 경쟁률이 160대 1에 육박했습니다.

이 단지는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뒤 처음 공고된 단지라 관심을 끌었습니다. 다만 규제 해제 영향은 미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입지가 좋고 분양가가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평가여서 이례적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았을 뿐, 분양시장이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청약에 3만명 몰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2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부산 '양정자이더샵SK뷰'에 총 3만1793명이 청약했습니다. 일반분양 물량은 540가구로 평균 경쟁률이 59대 1에 달했습니다.

양정자이더샵SK뷰는 부산진구 양정동에 공급하는 1162가구 규모 대단지입니다. GS건설·포스코건설·SK에코플랜트가 함께 시공합니다.

가장 인기를 끈 건 국민 평형인 전용 84㎡입니다. 84A타입은 77가구 공급에 1만2322명이 신청해 160대 1로 마감했습니다. B와 C타입도 각각 70.9대 1, 156.9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최근 부산에서 분양했던 단지들과 비교하면 이 단지의 인기가 더 실감이 납니다. 지난달 공급한 금정구 구서다움파크는 2순위 청약까지 진행했음에도 전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습니다. 83가구 모집에 총 28명만이 신청했습니다.

8월에 분양한 서구 송도자이르네디오션은 169가구 모집에 372가구가 청약해 2.2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요. 이마저도 전용 105㎡ 이상 대형 평형에서는 미달이 많았습니다. 2순위 청약까지 진행한 결과 총 27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규제 없고 입지·분양가 준수

앞서 분양한 이들 단지와 양정자이더샵SK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청약 규제'입니다. 양정자이더샵SK뷰는 지난달 21일 부산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뒤 처음으로 분양한 단지입니다.

이제 부산에선 재당첨 제한이 없고 다주택자도 1순위 청약할 수 있습니다. 전용면적 85㎡ 이상의 주택들은 가점제로 선발하지 않아도 돼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들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비규제지역이 되면서 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숨통이 트였습니다. 9억원 이하 주택 50%, 9억원 초과 주택 30%까지 적용됐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한도가 최대 70%까지 상향됐습니다.

양정자이더샵SK뷰는 입지가 좋고 분양가도 합리적이었다는 평가입니다. 이 단지는 부산지하철 1호선 양정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이마트와 롯데백화점 등 편의시설도 가깝습니다.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전용 46㎡ 4억950만원 △전용 59㎡ 5억590만원 △전용 72㎡ 5억7720만원 △전용 84㎡ 6억8720만원입니다. 인근 연산롯데캐슬골드포레 전용 84㎡가 지난달 7억6000만원(11층)에 거래됐으니 시세보다는 저렴한 편입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양정역 인근은 서면 생활권에서 가깝지만 이 지역 집값보다는 훨씬 저렴해 수요가 몰렸을 것"이라며 "부산은 다른 지역과 달리 입지가 괜찮다면 침체기에도 청약 수요가 꾸준한 독특한 시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금리 인상기…매수세 회복은 무리

양정자이더샵SK뷰의 흥행을 부산 부동산시장 회복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을까요? 과거 부산은 규제 해제 효과를 톡톡히 경험했습니다. 2019년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나면서 매수세가 붙은 건데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초부터 12월 말까지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0.92% 올라 전국 평균(0.74%)을 웃돌았습니다. 특히 해운대(3.3%)와 수영(2.72%), 동래(2.29%)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다시 부산을 조정대상지역 등으로 지정했고요.

이번엔 상황이 다릅니다.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부동산시장이 침체해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분양시장 역시 관망세 속에 양극화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부산은 규제 해제 전에도 경쟁률이 꽤 높게 나왔던 단지들이 있어 수요가 꾸준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공급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 규제 하나 해제했다고 매수 심리가 살아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요자들이 청약 통장을 신중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장재현 이사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 부동산 거래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집값 역시 당분간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수요자들도 분양가가 저렴한 단지에만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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