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서울에서 올 들어 최대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는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도 분양에 나섰다. 서울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분양 소식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실수요자들이 묵혀둔 청약 통장을 꺼낼 지 관심이 쏠린다.
전국에서는 이달 5만7500여가구의 분양이 예정됐다. 규제 해제로 청약 문턱은 낮아졌지만, 내년 주택 공급 여건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밀어내기' 분양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3만8000가구 분양…둔촌·장위도 드디어 출격
1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전국 55개 단지에서 5만7588가구가 분양한다. 이 중 일반 분양 물량은 3만8449가구로 지난달(2만8288가구)보다 약 36% 늘어난 수치다.
수도권에서는 2만3731가구(61.7%)가 일반 분양할 예정이며 이 중 서울에서 7166가구가 분양한다. 서울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일반 분양 소식은 지난 1월 이후 11개월 만이다.▷관련 기사:"어디 갈까" 강남권 '둔촌주공' vs 강북 '장위자이' 동시 출격(11월25일)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오는 6일 1순위 청약 신청을 받는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 동, 총 1만2032가구다. 전용면적 29~84㎡ 4786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분양가는 △29㎡ 4억9300만~5억2340만원 △39㎡ 6억7360만~7억1520만원 △49㎡ 8억2970만~8억8100만원 △59㎡ 9억7940만~10억6250만원 △84㎡ 12억3600만~13억2040만원 수준이다.▷관련 기사:[둔촌주공 체크리스트]분양가에 4억 보태면 강동 대신 '강남'(11월16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일대에 GS건설이 시공하는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도 분양한다. 이 단지는 지하3층~지상31층, 31개 동 2840가구(일반분양 1300가구) 규모다. 분양가 심의 결과 3.3㎡당 2834만원으로 확정됐다.
경기도에서는 20개 단지에서 1만4756가구(38.4%)가 분양한다. 그중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에서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시공하는 '힐스테이트 평택화양'은 총 1571가구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1층, 14개 동, 전용면적 72~84㎡로 구성됐다.
서울·경기에 이어 △강원 4209가구 △충북 2069가구 △대전 1833가구 △인천 1809가구 등이 예정됐다.둔촌 '촉각'…타 분양 계획대로 혹은 더 밀릴수
청약 비수기인 연말에 이처럼 분양물량이 쏟아지는 것은 내년 주택시장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사업자들이 연내 분양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계속해서 금리가 오르면서 내년 부동산 시장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과 같은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연내 계획된 물량을 밀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에서 잇따라 규제를 해제하면서 청약 문턱은 낮아졌다. 최근 정부가 서울,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을 제외한 수도권과 세종을 규제 지역에서 해제했다.▷관련 기사:경기·인천·세종도 규제지역 해제…서울등 제외(11월10일)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규제가 해제됨에 따라 대출·세제·청약 등에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면서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만큼 각자 자금 여건에 맞게 청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서울 청약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오고 정당계약까지 무사히 이뤄지면 청약시장엔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이틀 만에 1만3600여명이 둔촌주공 견본주택 사전 방문을 예약했다"며 "수요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만큼 청약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둔촌주공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오면 이 단지 청약에서 떨어진 수요자들이 다른 단지에 도전해볼 여지가 생긴다"며 "반대의 경우 예정된 분양 일정이 추가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