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3주째 상승세 굳히기에 들어간 가운데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강남에서 살아난 집값 상승세가 점차 주요 지역으로 번지는 모습인데요.
수도권도 상승 전환하고 지방의 마이너스폭도 줄어들었고요. 그러자 시장에선 '집값 바닥론'이 점점 힘을 받는 분위기인데요. 그럼에도 여전히 금리 수준이 높고 '역전세' 등이 우려돼 당분간 집값이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마·용·성도 인천도 '상승' 시작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매매가격은 전주(0.04%) 상승률을 유지했습니다. 지난 5월22일(0.03%) 상승 전환한 뒤 3주째 상승세인데요.
부동산원 측은 "매수·매도인 희망가격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지만, 정주여건이 양호한 지역과 주요 대단지 위주로 매수문의가 있고 일부 주요 단지에서 상승 거래가 발생하는 등 지역·단지별로 혼조세를 보이며 서울 전체 상승폭이 유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은 '집값 바로미터'인 강남권에서 먼저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주요 지역으로 번지는 추세인데요. 강남3구인 서초·강남·송파구는 4월부터(송파는 5월부터) 오름세를 타고 있습니다.
6월 첫째주는 특히 송파구가 잠실·신천동 주요 대단지 위주로 상승하면서 0.30%의 상승률을 보였고요. 강남구는 압구정·역삼·대치동 위주로 상승하며 전주보다 0.20% 올랐습니다. 서초구는 0.10%로 전주(0.21%)보다 상승폭이 줄긴 했지만 반포·잠원동 재건축이나 선호단지 위주로 오르면서 상승세를 유지했고요.
이번주부터는 '마·용·성'도 모두 상승했습니다.
마포구는 5월22일(0.02%) 상승전환해 이번주 주요 대단지 위주로 상승하며 0.08%까지 상승폭을 키웠고요. 5월8일(0.01%)부터 상승을 달리고 있는 용산구는 개발 호재 기대감 영향으로 이번주 0.08%까지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성동구는 5월22일 보합 전환한 뒤 유지하다가 이번주(0.01%) 상승을 시작했고요.
수도권 집값도 지난주 0.01% 하락에서 이번주 0.01% 상승으로 지난해 1월31일(-0.02%) 이후 70주만에 플러스됐습니다. 무려 1년 5개월 만인데요.
인천이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주 0.04% 상승 전환한 영향입니다. 동구(-0.07%)와 미추홀구(-0.04%) 등 일부 지역이 입주 예정 물량 영향으로 하락중이지만 중(0.20%), 연수(0.08%)는 저가 매물 소진 후 주요 단지 위주로 오르고 있거든요.
경기도도 하남시(0.25%), 화성시(0.022%) 등 위주로 상승하며 지난주 -0.04%에서 이번주 -0.01%로 하락폭을 줄였고요.
그래도 전망은 '하방 압력'…왜?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에 비해 천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6월 첫째주 0.05% 하락으로 전주(-0.06%)보다 하락률을 소폭 줄였는데요. 서울은 0.03% 상승해 전주(0.05%)보다 상승폭이 작아졌고요. 수도권은 전주(-0.02%) 하락폭을 유지했습니다.
부동사원은 "서울은 저가 매물이 소진되며 정주여건이 양호한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했으나, 매도·매수자의 관망세가 지속하는 등 지역별 혼조세를 보이며 전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는데요.
매매시장에 비해 전세시장은 여전히 곳곳에서 불안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역전세난' 등 전세시장 불안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체 부동산 시장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한국은행은 최근 '6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주택시장은 정부 규제 완화에 매매·전세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 전세시장 불안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습니다.
이어 "전세사격은 하락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상당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역전세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하반기 중 2021년 갭투자 물량의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데다,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가 전세가격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전세보증금 반환 리스크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고요.
그러자 정부는 7월 중 전세금 반환 목적에 한해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시행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역전세난' 심화를 꼬집으며 "전세금 반환 목적에 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새롭게 전세 들어오는 분들이 다음에 나갈 때 어려움, 걱정이 없으시도록 장치를 마련하면서 대출 완화를 적극 검토하고 늦어도 7월 중에는 시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는데요.
그럼에도 역전세 불안은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김승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역전세 현황분석'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DSR 규제 완화에도 고금리에서의 담보대출은 가계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매각을 위한 매물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하반기 주택 가격 하방 압력이 존재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