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시작한 집값 상승세가 경기와 인천을 비롯해 세종 등 충청권까지 확산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4주째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집값 바닥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향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여겨졌던 역전세난의 경우 정부가 관련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는데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예외적으로 한시 완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역전세 공포가 점차 사그라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금리 흐름도 눈길을 끕니다.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5개월 만에 기준 금리를 동결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었던 금리 공포는 더욱 사그라들 전망입니다. 다만 미국이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힙니다.
서울·수도권 이어 세종 등 충청까지 상승 확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12일 기준)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0.01%를 기록하며 전주(-0.02%)보다 하락 폭이 더 줄었습니다. 하락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며 보합세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지방 역시 -0.03%로 전주(-0.05%)보다 낙폭이 줄었고요. 수도권 집값의 경우 지난주 0.01%를 기록하며 1년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는데 이번 주에는 0.02%로 상승 폭이 더 커졌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3%로 전주(0.04%)보다는 상승 폭이 줄었는데요. 다만 4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집값 바닥론에 갈수록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서울에 이어 인천(0.04%), 경기(0.00%), 충남(0.01%), 충북(0.01%)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지난해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졌던 세종(0.17%)의 경우 13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 내에서는 강남(0.11%), 서초(0.16%), 송파(0.28%)가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집값 상승세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노원(-0.02%→-0.03%), 도봉(-0.03%→-0.04%)구 등 강북권에서는 다시 하락 폭이 커지며 횡보세를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주요 선호 단지 중심으로 급매물 소진 이후 거래·매물 가격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도·매수자의 희망 가격 차가 높거나 매수 문의가 한산한 지역에서는 관망세 길어지고 있다"며 "지역별로 상승‧하락 동시에 진행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정부 대책에 역전세 우려 완화…미 금리 일단 '동결'
서울과 수도권의 상승세가 이어지자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실제 주택 매수 심리가 빠르게 회복하는 등 지난해와는 다른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83.9)보다 0.7포인트 반등한 84.6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7월 넷째 주(85.0)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바닥론을 논하기에는 때 이르다는 지적도 여전합니다.
가장 큰 변수로 꼽혔던 게 바로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인데요.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규제 완화를 시사한 만큼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임대인 입장에서 자금 융통 부분에 물꼬를 터주는 쪽으로 고민 중"이라며 "신용과 담보 여력을 활용해 DSR 규제를 일부 완화해 대출 물꼬를 터주겠다는 것"이라고 재차 밝혔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인의 대출 여력을 옥죄던 DSR 규제 완화나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에 한정한 한도 확대 등이 거론되고 있다"며 "이런 대책이 발표될 경우 시장이 크게 우려하던 역전세 이슈는 태풍급으로 발달하기 이전에 조기 차단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금리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났는데요. 지난해 3월부터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던 미 연준이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겁니다. 일단 이에 앞서 금리를 동결했던 한국은행은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그간 국내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었던 금리 공포는 이제 눈에 띄게 사그라드는 모습이고요.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거의 모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며 추가 인상을 시사해 긴장감은 여전합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추 부총리는 15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번 (미국 금리 동결) 결정은 당초 우리 정부의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예상에 부합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다만 연내 추가 인상을 언급한 파월 의장의 발언을 거론하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국내 금융 시장의 취약 부문으로 부동산 PF를 꼽으면서 "관계기관 합동 사업장 전수 조사를 통해 진행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잠재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