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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하반기 수도권 집값 보합…반등은 일러"

  • 2023.06.26(월) 17:30

수도권 보합·지방 1.6%하락…연간 4.8% 하락 전망
지방 분양률 30% 수준…인허가 물량도 감소
"전셋값 낙폭 감소…보증금 미반환 우려 제한적"

"미분양이 줄고 있다고 하지만, 수도권 외 지역은 10채 중 3채 정도밖에 안 팔리는 상황입니다. 지난 2020~2021년에는 분양률이 거의 100%에 육박하면서 '지어놓으면 팔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는데 현재 상황과 차이가 큽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건설·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이 하반기 주택가격 하락 폭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내다봤다. 

연간 공공수주와 민간수주가 모두 감소하면서 건축 투자가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대구·인천 등에서 주택 공사 수주 물량이 60% 이상 감소하면서 건설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자재 가격을 안정화하고 공사비를 현실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사진=송재민 기자 makmin@

"최근 주택가격 상승, 반등으로 보기 일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6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중회의실에서 '2023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는 자리를 꽉 채우고도 모자라 간이의자에 앉거나 서서 듣는 참석자들도 볼 수 있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2023년 하반기 주택·부동산 경기 전망' 발표를 통해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의 기술적 회복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론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방은 연간 5% 하락하면서 전국 기준으론 올해 4.8%가량 하락할 것"으로 덧붙였다.

김 부연구위원은 "2021년 1월부터 올 초까지 서울 주택가격은 24.0% 하락했다"며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하락률(17.5%)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후 14.7%가량 상승하는 V자 반등이 있었다"면서도 "최근 주택가격이 소폭 상승한 것을 V자 반등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전셋값은 하락세를 지속하지만 낙폭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연구위원은 "전셋값은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 등으로 지난 5월까지 6.0%가량 하락했다"며 "하반기 낙폭이 줄어들며 연간 8.0%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셋값도 2022년 5월부터 2023년 3월까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4년 1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2022년 5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수도권은 아파트 전셋값은 21.5%, 수도권 외 지방은 13.6% 감소했다. 

다만 전세금 하락 리스크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전세금 하락 폭을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전세금 미반환이 우려되는 가구는 8만8000여가구로 예상된다"며 "리스크가 있겠지만 전세시장 소멸까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주택 공급물량은 기존 예상 수준인 38만가구에서 30만가구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미분양이 감소하고 있지만 이는 건설사의 분양 물량이 감소한 데서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2020~2021년은 분양률이 거의 100%에 육박하면서 '지어놓으면 팔린다'는 말까지 나왔다"며 "2023년 1분기 지방 분양률은 29.5% 수준으로 10채 중 3채만 분양되면서 건설사의 선별 분양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산업연구원 세미나 종합토론/사진=송재민 기자 makmin@

이어진 토론에서 한제선 우리은행 주택기금부 연구위원은 "주택 매매가격은 하락 폭이 축소하고 심리지수도 회복세를 보인다"며 "전세와 매매시장 모두 회복세를 보이지만 역전세 등 불안 요인으로 상승 전환까지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수주 감소…정부·건설업계 함께 노력해야"

수주 감소로 건설 경기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건설사의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2023년 하반기 건설경기 전망' 발표를 통해 "2023년 국내 건설 수주는 12.9% 감소한 200조1000억원"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는 "상반기 감소 폭은 19.1%이며 하반기는 이보다 낙폭이 줄은 6.6%가량"으로 내다봤다.

대형공사 발주가 증가하면서 하반기 공공수주액은 상반기보다 증가하나 지난해보다는 연간 4.2%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민간수주는 15.8%가량 감소하면서 건축수주 침체는 지속될 전망이다. 

또 세수 부족과 정부의 긴축재정으로 공공수주 예산이 줄어들면서 정부 건설투자가 감소해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위원은 "정부 건설투자가 2020년 60조원에서 2021년 55조9000억원, 2022년 52조8000원으로 지속해 감소 추세"라고 강조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성환 부연구위원/사진=송재민 기자 makmin@

박 연구위원은 건설경기 회복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에 '경기부양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재 가격 안정화'이며 대규모 유찰사태의 최소화를 위해 '공사비 현실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분양 대책과 거래세 인하 등을 통해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건설 기업은 미분양 사업장을 정리하고 중단기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등 비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위원은 "1~2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정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재무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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