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지속되는 원가율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액도 목표치는 달성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10%가량 줄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의 '어닝 쇼크' 대열에 들지 않았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신규 수주도 별로였다. 해외 수주가 크게 감소하면서 연간 수주 목표의 86%만 채웠다. 다만 올해 신규 수주 목표는 전년 실적 대비 40% 이상 높여 잡아 주목된다. 해외 대규모 사업 수주를 통해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현실화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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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4분기 고개 들었지만…
대우건설이 6일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잠정)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1212억원으로 전년 동기(779억원) 대비 55.6% 증가했다. 다만 2024년 연간 영업이익은 4031억원으로 전년(6625억원) 대비 39.2% 감소했다.
문제는 3분기였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1분기 1148억원 △2분기 1048억원 △3분기 623억원으로 떨어졌다. 분기 이익이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건 2023년 4분기(779억원) 이후 3개 분기만이었다. ▷관련기사: 원가상승 못 피한 대우건설, 3분기 영업익 '3분의 1'(2024년10월30일)
영업이익률도 3분기에 2.4%까지 떨어졌다. 지속되는 원가율 상승, 진행 현장 수 감소, 일부 현장의 일시적 추가 원가 반영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4분기(영업이익률 4.6%)엔 꽤 회복했지만 누적 실적을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조6470억원으로 전년(2조7782억원) 대비 4.7% 감소했다. 분기 매출액은 2023년 2분기(3조2714억원) 3조원을 넘어선 이후 6분기째 2조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도 10조5036억원으로 전년(11조6478억원) 대비 9.8% 줄었다. 그러나 목표치(10조4000억원)는 1% 초과 달성했다. 주택건축사업부문의 매출이 6조8418억원으로 전체의 65.1%를 차지했다. 이어 토목사업 2조1704억원, 플랜트사업 1조1386억원, 기타 3528억원 등이었다.
대우건설의 연간 매출은△2020년 8조1367억원 △2021년 8조6852억원 △2022년 10조4192억원 △2023년 11조6478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3.8%로 전년(5.7%) 보다 떨어졌다.
전반적인 실적이 전년 대비해선 줄었지만 대형 건설사들 중에선 선방했다. 대우건설은 이날까지 잠정 실적을 발표한 대형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삼성E&A 등) 중 삼성물산 건설부문(1조10억원) 다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3514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를 상회했다"며 "해외 플랜트사업부문 고수익 프로젝트의 견조한 성장에 힘입어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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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수주 목표 확 늘린 이유
녹록지 않은 사업 환경 탓에 신규 수주도 순탄치 못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9조9128억원으로 전년(13조2096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연간 목표(11조5000억원)의 86.2%를 채운 것이다.
대부분 국내에서 수주했다. 국내 신규 수주액은 전년보다 7.7% 감소한 9조3010억원으로, 전체 수주액의 93.8%를 차지한다. 연간 목표(8조4500억원)를 10.1% 초과 달성했다. 성남 수진1구역 재개발(7793억원), 부산 남천동 주상복합(6334억원), 서울 여의도공작아파트 재건축(5704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해외는 6118억원 수주에 그쳐 목표(3조500억원)의 20.1%밖에 채우지 못했다. 전년(3조1332억원) 대비 80.5% 감소한 규모다. 특히 플랜트 부문의 수주액이 지난해 2조4571억원에서 5330억원으로 78.3% 줄었다.
대우건설 측은 "기대했던 해외 수주는 다소 이연돼 올해 수주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신규 수주 목표액도 1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실적보다 43.2% 높여 잡았다. 매출 목표는 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계획보다 19.2%(2조원) 낮춰 잡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어려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올해 매출 목표는 보수적으로 수립했으나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신규 수주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지속적이고 견조한 매출을 이어가는 한편 체코 원전, 이라크 해군 및 공군기지,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비료공장 등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확대를 통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분양은 연간 계획 물량 1만9486가구 중 1만9483가구로 거의 100%를 채웠다. 서울시 성북구 푸르지오 라디우스파크(1637가구), 경기도 군포시 금정역 푸르지오 그랑블(1072가구) 등을 분양했다.
올해는 서울 관악구 신림2구역 재개발(743가구), 경기도 용인시 용인 은화삼지구 A2·A3(2043가구) 등 1만6422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 강화로 건설시장 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