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건설현장 사고로 정부가 사망 사고를 낸 건설사 명단을 1년4개월 만에 다시 공개하기로 하면서 건설업계가 추락 사고 예방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비롯해,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 6곳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현장 안전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한다. DL건설은 현장 안전관리 책임 강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지난 2월27일 국토교통부는 2023년 4분기부터 중단했던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 명단 공개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는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반영할 방침이다.
최고경영책임자(CEO) 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 직접 안전 점검을 위한 현장 방문 시 기술형 입찰 등에 가점을 주고, 사고 시에는 현장 자체점검결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제출토록 했다. ▷관련기사 : 사망 사고 많은 건설사 명단 다시 공개한다(2월27일)
최근 사고뿐 아니라 매년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200여명의 사망사고자 중 절반 이상이 추락사고자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캠페인과 관리책임 강화 방안 마련은 국토부가 추진하는 '건설현장 추락사고 예방 대책'의 일환이다.
주요 건설사들은 이달 14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5일 서울시 서초구 반포3주구 재건축 현장에서 추락사고 예방과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릴레이 캠페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오세철 대표이사와 안병철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 등 주요 경영진이 현장 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주요 경영진이 현장에 30회 이상 직접 방문했다"면서 "현장의 위험 작업공간에 사고예방 표지판, 현수막을 설치하고 작업 전 사고사례 안전영상 교육, 추락사고 예방 전용 에어백 안전조끼 등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자체개발한 안전점검회의(S-TBM) 모바일 앱을 통해 위험 요소, 위험 개선 결과 등을 공유하고, 임의작업 근절을 위한 작업계획 드로잉, 드론을 활용한 건설장비 점검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오는 18일까지 캠페인을 진행하며, 바통을 이어 현대건설(4월21일~25일), 대우건설(4월28일~5월2일), GS건설(5월7일~9일), SK에코플랜트(5월12일~16일), 한화(5월19일~23일) 순으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건설협회도 14일부터 총 6주간 주요 건설사들의 캠페인을 지원한다. 협회 관계자는 "6개 대형 건설사가 자발적 캠페인을 진행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건설업계 전반에 '안전제일' 경영 문화가 확산·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안전 점검과 예방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DL건설은 지난 2일 '위험공종 안전 실명제'를 전사적으로 도입해 현장 안전관리 책임 강화에 나섰다. 위험공종 안전 실명제는 시공사의 현장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제도다. 이를 통해 △2m 이상 고소작업 △1.5m 이상 굴착·가설공사·철골 구조물 공사 △2m 이상 외부 도장공사·승강기 설치공사 등 작업 구간에 실명제 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
DL건설 관계자는 "작업자와 관리자 간 책임 구분을 명확히 하고,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역시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어 현장의 안전의식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DL건설은 5월부터 이를 현장 점검에 반영하고, 2분기부터 분기제도 평가 항목에 적용해 진단현장 선정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인 LH는 앞서 지난달 26일 화성태안3 B3블록 건설현장에서 추락사고 예방 및 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외부 전문가와 함께 중대위험 시설물 특별 안전점검 등을 추진하고, 맥박 등 근로자의 생체데이터를 분석해 이상징후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 안전장비 시연도 진행했다. 타워크레인, 리프트, 비계 등 추락 위험이 큰 시설물을 대상으로 안전사고 예방 수칙 전파와 더불어 LH가 자체 개발한 안전사인물 설치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