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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그룹 신용진단]⑧태양광 그늘 속 한화

  • 2013.07.17(수) 16:21

게걸음 매출, 떨어진 수익성…재무위험 급상승
태양광사업 줄줄이 부진…투자금 회수 '난망'

한화그룹은 1년째 총수 부재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밝혀진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8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지난 4월에는 그룹 차원의 비상경영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차분히 김 회장의 경영 공백을 메우고 있다.

 

그룹의 재무상태는 2010년 이후 점점 나빠지고 있다. 매출은 답보 상태인데 수익은 줄고, 빚은 불어나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주력 사업인 화학 부문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야심차게 투자한 태양광 사업도 적자에 허덕인 탓이다.

 

◇ 떨어진 수익성, 차입 부담 커져

 

지난해 한화그룹 31개 비금융계열사의 총매출은 18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00억원 가량 줄었다. 영업이익은 4930억원으로 전년보다 30% 감소했는데, 2010년(1조2570억원)에 비해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수익성 지표 역시 악화됐다. 2010년 7.4%였던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이듬해 3.8%에 이어 지난해 2.7%까지 하락했다. 그룹의 영업현금창출력(EBITDA)은 2010년 1조8000억원에서 2년 만에 1조2400억원으로 떨어졌다.

 

갚아야 할 빚은 늘었다. 그룹이 보유한 1조원 정도의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8조85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00억원 불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68%에서 176%로 상승했다. 태양광에 대한 설비투자가 현금 창출 규모를 앞지르면서 지난해 3360억원의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연간 영업현금창출력의 7배에 달했다. 그룹이 벌어들인 돈으로 고스란히 차입금만 갚아도 7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3조5000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의 3배 수준이다. 유동성 위기에 대응할만한 여력도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 한화케미칼의 추락

 

한화와 한화케미칼, 한화엘앤씨 등 화학 부문의 주력 계열사들이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의 60%를 담당했다. 이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전년보다 매출을 늘리지 못했고, 영업이익률도 5.5%에서 2.9%로 떨어졌다.

 

한화케미칼의 실적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00억원, 1200억원으로 전년의 1/3 수준에도 못 미쳤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의 여파로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졌다. 2010년 이후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선 태양광 사업도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영업이익률은 2011년 11.9%에서 1년 만에 4%로 크게 떨어졌고, 영업현금창출력은 같은 기간 62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절반 넘게 깎였다.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1조8600억원으로 전년보다 5000억원 늘었다.

 

한화케미칼의 실적 부진은 그룹 전체의 재무 상태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건설과 에너지, 유통 부문은 모두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선전했지만, 화학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 Credit Point☞ '태양광·화학 부진 탈출'

 

최근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등 해외 태양광 계열사들도 영업 부진에 빠져 있다. 한화케미칼이 해외 계열사에 대해 지급보증한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자금 부담도 상당하다. 태양광산업의 업황 부진이 계속될수록 그룹 전반의 재무 상황은 악화될 우려가 있다.

 

지난 16일 중국 정부가 태양광 산업을 국가 주력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태양광 시장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의 위기만 버텨내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화학 부문의 수익성 회복 여부도 중요하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화학 시황 부진과 공급 과잉의 여파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며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수요 등 수급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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