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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1등 세목' 등극 초읽기

  • 2014.09.19(금) 08:15

부가가치세 턱밑 추격…IMF 이후 가장 근접
세금감면 비율은 8년 만에 최저

최근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면서 정부의 소득세 수입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현재의 소득세 증가 추세라면 세수 '1등 세목'인 부가가치세를 추월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소득세가 부가가치세보다 많이 걷힌 해는 1998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급격한 소비 부진으로 부가가치세 수입이 크게 줄어든 반면, 소득세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런 현상은 1999년부터 시작된 소득세 부담 완화 정책의 시발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 정부에서는 소득세를 낮출 가능성이 희박하다. 오히려 사상 최악의 세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담뱃세와 지방세 인상 등 '서민 증세'를 추진하고 있다. 소득세도 별다른 감세 조치가 없다면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세부담만 점점 무거워질 전망이다.

 

 

◇ 소득세수 2년새 10조 늘어

 

전체 세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3대 세목(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소득세 수입이 최근 2년 사이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기업은 경기 불황으로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근로자와 자영업자는 임금 상승과 소득 증가로 세수가 늘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1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소득세 목표치는 57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3조1000억원 늘어난다. 부가가치세 목표액(58조9000억원)과의 차이는 1조4000억원에 불과하고, 법인세(46조1000억원)에 비해서는 11조4000억원이 더 많다.

 

올해 예산과 비교하면 내년 소득세 증가율은 5.7%로 부가가치세 0.8%(5000억원)와 법인세 0.1%(1000억원)를 크게 뛰어 넘는다. 2년 전 소득세 수입(2013년 47조8000억원)에 비해서는 10조원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부가가치세와 법인세는 각각 3조원과 2조원씩 늘었다.

 

 

과거 정부는 소득세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면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으로 곳간을 풀었다. 1998년 소득세 수입(17조2000억원)이 부가가치세(15조7000억원)를 넘어선 이듬해에는 근로자의 소득공제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봉급생활자의 세부담을 줄였다. 2007년에도 소득세는 부가가치세를 2조원 차이로 턱밑까지 추격했고,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사상 최대의 감세 정책이 등장했다.

 

반면 박근혜 정부는 소득세 부담을 더 늘리는 방침을 세웠다. 이날 기재부가 내놓은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는 소득세 과세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비과세 소득과 각종 공제제도를 줄인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6년쯤에는 소득세가 부가가치세를 누르고 '1등 세목'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깎아줄 세금도 없다

 

정부가 납세자에게 제공하는 세금의 인센티브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국세감면 규모는 2012년 이후 3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전체 국세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비중은 점점 줄고 있는 셈이다.

 

국세수입에서 깎아준 세금의 비율을 측정한 '국세감면율'은 내년 13.0%로 2007년(12.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예정이다. 감세정책이 정점에 달했던 2009년 국세감면율이 15.8%까지 올랐다가 점점 하락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조세형평성을 해치는 비과세·감면 규정의 정비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 비과세·감면을 잘라내는 정책은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를 실현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유효기간(일몰)이 끝나는 비과세·감면 제도는 정부가 '심층 평가'를 실시하고, 일정규모 이상의 신규 제도를 도입할 때는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나선다. 정부부처가 새로 세금을 깎아달라고 건의하면 기존 제도의 정비 대안을 내놔야 한다.

 

기재부는 "비과세·감면 신설은 최대한 억제하고, 긴급한 경제상황과 같이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신설을 허용할 계획"이라며 "다만 중소기업과 서민에 대한 지원은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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