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들은 어떤 세금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까. 세금 소송을 진행할 땐 어느 로펌(법무법인)이 인기가 많을까. 승소율 높은 로펌은 어디일까. 또한 과세당국은 기업들과의 소송에서 어떤 결과를 내고 있을까. 비즈니스워치가 기업들이 과세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서울행정법원 세금 재판 정보를 토대로 매달 '택스랭킹(Tax-ranking)'을 발표한다. 이른바 세금 부문의 '리그 테이블(League Table)'을 통해 기업과 로펌, 과세당국을 둘러싼 역학관계와 트렌드를 짚어본다. [편집자]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
지난 11월 기업들이 제기한 세금소송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로펌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였다. 김앤장은 지난 10월 이후 두 달 연속으로 월간 세금소송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다. 올해 누적 세금소송 규모에서도 600억원 가까운 선고 판결을 받아내면서 40%의 압도적 점유율을 보였다.
2일 비즈니스워치가 서울행정법원의 재판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11월 선고된 기업 세금 재판은 총 20건, 금액(원고소가) 기준으로는 176억3533만원을 기록했다. 10월(20건, 213억원)에 비해 건수는 같지만 금액은 37억원 줄었다. 대형 소송보다는 중소 규모의 소송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 김앤장, 올해 점유율 1위 예약
올해 조세분야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로펌은 단연 김앤장이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월간 세금소송 순위에서 1위 자리만 8번 차지했다. 지난 3월과 4월 법무법인 광장, 9월 법무법인 율촌에 선두를 내준 것을 제외하면 모두 김앤장이 1위였다.
11월까지 김앤장의 누적 세금소송 규모는 597억원으로 2위인 광장(249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아직 12월 선고 결과가 남아있지만 월간 실적을 감안하면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올해 세금소송 점유율 부문에서 김앤장이 사실상 1위 자리를 예약한 셈이다.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
김앤장은 11월 최대 규모의 소송이었던 한국씨티은행(53억원)을 비롯해 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 서경의 선고 재판을 이끌었다. 이들 3건의 기업 소송 가운데 2건을 승소하면서 67%의 승소율을 보였다. 소송규모는 77억원으로 11월에 선고된 전체 기업 세금소송 가운데 43.7%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11월 진행된 재판에서는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SK E&S, 오리온, 대우조선해양, EPP미디어, 코스모항운의 사건을 김앤장이 담당했다.
◇ 광장 2위 재탈환..누적 점유율 17%
세금소송 점유율 2위 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광장은 11월에만 49억원의 세금소송 판결을 받아내면서 점유율 27.9%로 2위에 올랐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소송에서도 점유율 17%로 법무법인 율촌(15%)을 앞질렀다.
10월까지는 누적 소송 규모에서 율촌(207억원)이 광장(200억원)에 앞섰지만, 11월에 순위가 역전됐다. 광장은 지난 11월 LG전자와 유안타증권, 전국교수공제회, 포유의 선고 재판을 이끌었고 현재 롯데쇼핑과 롯데역사, KT&G, 한국산업은행, 하나은행의 재판도 진행하고 있다.
10월 세금소송 2위였던 율촌은 지난 달 점유율 3위로 밀려났다. 국민은행과 한국토지신탁의 세금소송을 담당했지만 원고소가 규모가 17억원(9.8%)에 그치면서 2위 자리를 내줬다.
다만 율촌은 11월에만 LG유플러스와 효성, CJ E&M, 효성,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태광산업, 롯데카드,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삼성SDI, 삼성증권, 비씨카드, 론스타펀드쓰리, 바클레이즈은행, ING은행, 미즈호은행, DBS은행, 넥슨코리아, 갤러리나인 등 대기업과 외국계 은행의 소송을 주로 진행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이밖에 법무법인 두현은 금성출판사의 10억원대 법인세 취소 소송을 담당하며 점유율 4위(6.1%)를 차지했고, 법무법인 정안은 현대자동차와 한화첨단소재의 소송을 이끌면서 근소한 차이로 5위에 올랐다.
한편 12월에는 아모레퍼시픽(케이씨엘), 피죤(바른), 오리온(김앤장), 한국타이어(율촌), 한국남동발전(세종), 위본(대륙아주) 등이 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세금소송 선고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